기본이 바로 서야 중심이 잡힌다
초행길은 설레는 길이기도 하지만 두려움의 길이도 하다.
호흡이 깊어질 때마다 새로운 현상에 대해 낯설기 때문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유롭게 경락을 타고 흐르다 보니 생겨난 일이기도 하다.
경락은 기의 통로이다.
기가 내부에 쌓이다 보면 기의 통로인 경락을 타고 흐르려는 본성을 드러낸다. 여기에서 초보 수행자의 어려움이 나타난다.
기의 속성은 전기성과 자기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강한 데서 약한 데로 움직이려는 성질이 강하다. 또한 기체이다 보니 위로 상승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신단을 하다가 상기현상을 경험하거나 기의 축적으로 인해 주화입마를 입는 경우는 위의 원리를 모르고 행하는 수련자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더구나 극도로 상기된 일반인에게 천문을 열어 기를 불어넣어 주는 일은 삼가는 것이 좋다.
이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자율신경실조증으로 인해 심신이 허약해져 있을 때 생기는 일로써 우선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단전에 중심을 걸어둔 채 우주에너지를 축적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에너지가 차오르다 보면 서서히 소주천을 행해주어야 한다. 축적된 기를 방치하게 되면 뜻하지 않게 움직이는 기의 흐름에 놀라거나 상기현상과 더불어 주화입마를 입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일단 기가 축적되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현상이 나타나게 되어있다.
가벼운 질병을 지닌 수련자라면 기는 강한 데서 약한 데로 흐르는 성질 때문에 위장 쪽으로 다가가 안부를 묻는 경우가 있고 머리 쪽으로 다가가 안부를 묻는 경우가 있고 팔다리가 아프면 그쪽으로 다가가 안부를 묻는 경우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氣에 눈이라도 달린 것처럼 기묘하게 아픈 곳을 정확하게 찾아 들어가는 것을 보면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기본원리를 알고 수련에 들면 이러한 현상들은 극히 초보적인 현상이자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본이 바로 서야 중심이 잡힌다는 말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방향이나 지침은 유사시 매뉴얼과 같은 역할을 하므로 막연하게 수련에 임하는 수련자에게는 단비와도 같은 소중한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알고 나면 별것이 아니지만 모를 때는 캄캄한 밤길을 걷는 거와 같기에 방향설정과 자세한 지침은 수련자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2021년 1월 13일 수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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