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교(月映橋)
월영대(月映臺)에서 시작된 전설이었는데
월영교(月映橋)에 이어 월영정(月映亭)이 탄생하였다.
조선 중기 먼저 간 남편(이응태)을 위해 머리카락을 뽑아
한 켤레의 미투리를 지은 지어미의 애절하고 숭고한 사랑을 생각한
원이엄마의 한 맺힌 사랑이 낳은 결과이다.
허공에서 사라질 이름이었는데
다리가 되고
정자가 되어
다시 불리어진 이름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차마 못 할 사랑이다.
누구의 가슴에서 맴도는 사랑이란 말인가?
물속을 헤집고 산과 들을 뛰노는 구름도 이러하지는 아니할진대
애절함과 함께 불러보는 이름은 예나 지금이나 가슴에 못이 되어 박힌다.
한을 넘어서면 모두의 기쁨이 된다.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오가는 것은
월영교(月映橋)의 넋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월영정(月映亭)의 넋이 고귀해서가 아니라
월영대(月映臺)에 새겨진 넋이 숭고해서이다.
천년을 외로이 떠도는 고독한 섬처럼
오작교 되어 월영정에서 다시 만나자던 그 약속
부부의 다리인 월영교로 환생(還生)되어
과거생(過去生)을 넘나드는 숭고한 사랑으로 다시 피어났다.
2019년 10월 9일 수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출처 :
원이엄마의 편지
원이 아버지께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고,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에게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배 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배 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 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병술 유월 초하룻날 집에서 아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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