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安東) 월영교(月映橋)
아침엔 소수서원에서 낮엔 도산서원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다 되었다.
안동 월영교(月映橋) 주차장에 도착하니 유명 맛집은 브레이크타임(Break time. 휴식 시간)이라며 문이 닫혀있고 할 수 없이 그 옆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집도 안동 맛집으로 유명하다. 헛제사밥 ’까치구멍집’에서 헛제사밥과 다른 메뉴와 함께 시켰더니 30분 이상 기다려서야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맛은 담백하고 상어고기와 각종 음식이 입맛을 돋운다. 특별한 맛은 없지만 독특한 전통음식이기에 깊이 음미해보았다.
헛제사밥
“우리나라의 문화에서는 제사를 지내고 난 뒤 반드시 모든 참석자가 제사음식을 먹는 풍속이 있다. 이를 음복(飮福)이라 하며 이 과정에서 제사음식을 밥과 고루 섞어 비벼 먹게 되면서 비빔밥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고 보고 있다.
1925년 최영년이 쓴 풍속에 관한 기록 해동죽지(海東竹枝)에는 ‘허제반(虛祭飯. 헛제삿밥). 우리나라 민간의 제사에서 음식이 남으면 골동반(비빔밥)을 만들었는데 대구부(大邱府) 안에서 이를 모방하여 맛을 내 시장의 가게에서 판매하였는데 이름을 헛제삿밥이라고 했다‘는 구절이 있다. 헛제삿밥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달빛이 비치는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뙤약볕이 비치는 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월영교가 일영교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달빛이 비치는 다리를 건넌다고 생각하니 더위가 가라앉는 것 같다.
하늘은 맑고 쾌청하다. 새털구름이 적당히 배치돼 있어 푸른 하늘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안동댐에서 흘러내린 호반의 물이 낭만을 부추기고 있다.
안동댐 아래에 자리 잡고 있어 물안개가 짙게 깔리는 아름다움을 품고 있기도 하다. 월영교 중간쯤 도착하니 월영정(月映亭)이 뜨거운 햇볕을 가려준다.
정자를 보니 반가움이 앞선다. 이미 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어 그사이를 비집고 올라갔다.
정자의 난간과 난간 사이에 앉아 안동호반의 뷰를 그려보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선다. 각도에 대한 구상은 어떤 방향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어느 쪽에서 바라보아도 그저 아름다운 경관이다.
월영정을 지나 월영교를 건너오면 이정표가 나타난다.
좌측으로는 ’안동민속박물관(500m)‘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으로는 ’안동호반 나들이길(150m)‘로 가는 길이다.
제원
월영교는 총연장(길이) 387m이고 교폭은 3.6m의 목책 인도교이다. 2001년 10월 착공하여 2003년 4월 준공되었다. 그러나 2007년 정밀 안전진단 결과 부실공사로 인해 목조교각에 부식이 발생하여 폐쇄되었고 보수공사에 착수하였다. 이후 2009년 1월 1일 재개장하였다. 보수공사를 하게 된 원인은 다리를 받치는 기둥을 나무로 만들어서 그게 썩어버렸기 때문이다.
명칭유래
다리의 명칭은 주민 공모를 통해 322점의 응모작 중에 뽑았다. 안동 지역에 달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고, 안동댐 민속경관지에 월영대(月映臺)라고 적힌 바위 글씨가 있어 월영교라고 하였다.
건립경위
조선 중기 원이 엄마와 그 남편 사이의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의 사연이 간직된 나무다리이다. 먼저 간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을 뽑아 한 켤레의 미투리를 지은 지어미의 애절하고 숭고한 사랑을 기념하고자 미투리 모양을 담아 2003년에 월영교를 개통하였다.
먼저 우측으로 몸을 향한 뒤 낙동강 줄기인 ’안동호반 나들이길‘을 밟았다.
호반나들이길(안동시 승격 50주년 기념)
“안동호반 나들이길은 700리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안동댐 보조호수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맑은 물을 활용한 자연 친화적인 산책로(월영교~법흥교. 거리 2,080m)입니다.
자연 속에서 보다 나은 시민들의 심신건강 향상과 쾌적한 산림휴양 공간이 되도록 가꾸어 ’행복안동‘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길게 이어진 목책 다리가 인상적이다. 중간쯤 걷다가 뒤돌아서서 ’안동민속박물관‘을 향해 걸었다.
안동민속박물관 안내도
범례
안동민속박물관, 2. 별관, 3. 개목나루, 4. 화장실, 5. 이육사시비,
6. 관풍정, 7. 이천서씨열녀비, 8. 이원모와가, 9. 물레방아, 10. 돌담집,
11. 권백종정효각, 12. 박명실초가, 13. 이춘백초가, 14. 까치구멍집, 15. 통나무집,
16. 연자방아, 17. 가마터, 18. 남반고택, 19. 박운숙초가, 20, 박원숙초가,
21. 초가토담집, 22. 초가도투마리집, 23. 선성현객사, 24. 월영대, 25. 석빙고,
26. 월영교, 27. 보월루, 28. 고택리조트 구름에, 29. 예움터마을, 30. 애련정,
31. 동산서원, 32. 북강정
안동민속박물관 안내도에 나와 있는 곳을 다 돌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아 안동민속박물관 근처에서 되돌아왔다.
원이엄마 테마길
원이엄마 테마길은 고성이씨 문중의 며느리였던 원이엄마와 남편 이응태의 애틋한 사랑을 모티프로 조성되었다.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데크로드와 원이엄마 트릭아트, 상사병과 사랑의 자물쇠를 걸 수 있는 펜스가 설치되어 있다.
야간에는 아름다운 경관 조명이 켜져 더욱 운치 있는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호반에 넋을 놓고 걷는데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아가씨가 다소곳이 앉아있다. 인파들이 붐비는데도 불구하고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월영교와 법흥교 사이에 제1 전망대에서 제8 전망대까지 포진돼 있다.
야간에 오면 조명과 함께 더 화려한 밤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월영교를 벗어나 만휴정으로 가는 길에 안동에 사과밭이 이렇게 많은 줄은 처음 알았다.
끝도 없이 이어진 사과밭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지인이 안동에서 사과밭을 직접 운영한 전력이 있어 사과밭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해준다. 안동에서 거주할 때 토지와 사과밭이 꽤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서울과 인천에서 거주하고 있지만 안동이 고향이어서인지 안동에 관한 이야기를 끝도 없이 풀어놓는다.
만휴정 올라가는 길에 지인의 아는 사람을 만나 감, 사과 등 작물을 한 보따리 얻어 함께 나눠 먹었다. 토박이를 만나면 정겨움이 앞선다.
만휴정을 빠져나와 안동에 있는 중앙신시장을 방문한 후 귀갓길에 나섰다.
2019년 10월 9일 수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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