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되고 헛되도다!
다 살고나면 헛되고 헛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만은 알아야한다.
그 헛되고 헛된 곳에서 살아왔다는 점이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 말이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이제 막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쓰면 안 되는 말이다.
처음부터 기를 꺾어놓기 위한 말이기 때문이다.
“헛되고 헛되도다!” 라는 말은 함부로 쓰면 안 되는 말이다.
아마도 오랜 습관일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그냥 나오는 말일 것이다.
그 헛된 곳에서 평생을 살아왔으면서
뒤늦게 그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모순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막 피어나는 새싹을 짓밟아서 좋을 것이 있겠는가?
격려는 해주지 못할망정
이런 말로 기를 꺾어서는 안 되는 말 같다.
죽음을 눈앞에 두거나
다 살아본 사람한테는 분명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조용히 자신에게만 쓰는 것이 좋다고 본다.
세상은 헛된 것 같으면서도 결코 헛되지 않기에 그렇고
자연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 같지만
불철주야로 불을 켜고 있기에 그렇다.
2019년 3월 16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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