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요양원 – 비웃지마, 천당에 못가!
업무차 인천대교를 건너
운남지구에 위치한 허브 영종요양원에 들렀다.
2019년 1월에 개원한 곳이라 시설이 깨끗하다.
시설팀장을 맡고 계신 분은 정년퇴직한 목회자다.
요양사 자격증도 지니고 있다.
능력도 많으시고 목회활동하실 때부터 알던 사이이다.
목회자와 만나다보면 자연스럽게 종교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예수께서 하나님, 아버지! 라고 말씀하신 게 특이하다고 말하자
구약성서에 ‘하나님의 자식’이라는 말은
곧 ‘아버지’라는 상징성이 있다고 말씀하신다.
하나님은 여자도 남자도 아니라고 한다.
하나님은 중성도 아니라고 한다.
존재 그 자체로써 신비한 존재라고 이야기하신다.
천국에 가게 되면 하나님과 같은 존재가 된다고 한다.
거기에는 부부나 가족관계로 얽히는 일도 없다고 한다.
인간세계에서 잠시 편의상 남녀를 갈라놓았을 뿐
천국에 올라가면 그 모든 것은 하나님과 같은 존재로 되기에
칠정과 모든 것을 초월하여 하나님과 같은 존재로 지내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 악한 행위를 한 사람이 천국에 가게 되는 일과
선한 일을 한 사람이 지옥에 가게 되는 이유를 묻자
하나님은 양부모라고 하신다.
우리들은 양자이고 하나님은 양부이기에
양자가 양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양부가 양자를 선택하게 되어있다고 한다.
그래서 장애아를 선택하든
저능아를 선택하든 선택의 자유는
양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양부에게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양자는 숙명적인 입장에 있다 보니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받게 되어있다고 한다.
악한 자가 회개하여 선한 자가 되면
하나님의 선택을 받게 되어있고
선한 자라도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가게 되어있다고 한다.
행위로써 하나님께 선택받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써 하나님께 선택받게 되어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은 빨리 천국에 가고 싶다고 한다.
그러면서 인간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다 알 수 없다고 말한다.
자신도 30세 때까지는 신을 믿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순간 하나님의 선택에 의해 목회자가 되었다고 한다.
장님이 색을 알 수 없는 것처럼
5세짜리 아이가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다 알 수 있겠느냐며
매우 겸손해하신다.
그런데 요양원에는 요양하기 위해 오시는 분들이 많은 줄 알았다.
의외로 치매환자가 많이 입원해계신다.
여기저기 시설을 보여주면서 안내해주시는데
어떤 할아버지는 보는 사람마다 말을 걸며 반가워하신다.
전직 의사도 치매환자로 요양 중이고
3개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도 치매환자로 요양 중이고
대부분 치매환자가 많이 입원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치매환자의 특성을 물어보자
식탐이 많은 치매환자가 있고
몸을 자주 씻는 치매환자가 있고
욕을 자주하는 치매환자가 있고
치매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요양사 팀장도 옆에 계셨는데
그러면 ‘치매환자의 행위가 평소 습관적인 경우’도 있느냐고 묻자
목회자분도 그런 부분도 있을 수 있다고 말하자
요양사 팀장도 맞장구를 치며 맞다고 강조해준다.
4층 규모인데 2층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어디선가 환자실 방에서 넘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요양사 팀장이 급하게 뛰어가더니만 시설팀장까지 부른다.
정리가 끝나고 잠시 후 휠체어를 타고 오셨다.
TV보며 옆에 서 있었는데 나한테 들으라고 한 소리인지는 몰라도
‘비웃지마, 천당에 못가!’ 라며 버럭 화를 내신다.
저는 아무소리도 안했는데요! 말하자 그때서야 잠잠해하신다.
치매가 심해지면 나중에는 요양병원으로 가야한다고 한다.
요양병원에서도 안되면 중환자실로 가야하고
중환자실에 가게 되면 죽음을 눈앞에 두게 된다고 한다.
대부분 치매환자의 생존율이 10년 내외라고 한다.
목회자는 자신의 소원은 이순신 장군처럼 죽는 것이라고 한다.
정신이 혼미해지기전에 좋은 일하고 죽는 일이라고 한다.
요양사 팀장도 옆에서 거든다.
젊고 놀 수 있을 때 실컷 놀으라고 조언까지 해준다.
치매에 걸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한다.
오히려 가족들이 매우 힘들어한다고 한다.
요양사도 힘든 일인데 가족들은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것도 그것이지만
가장 힘든 것은 대변을 치우는 일이라고 한다.
전직 간호사였다가
사회복지사 자격증과 요양사 자격증까지 취득해서
가지고 있다고 한다.
사회복지사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힘든 직업이라고 한다.
자신은 요양사 업무가 좋다고 한다.
그런데 환자를 돌보는 일보다도
NCS 규격에 맞추기 위해 노트북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기저귀 갈아준 것부터 시작하여 식사, 양치질, 대소변, 목욕 등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개인별로 ‘엔젤 프로그램’에 입력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래도 자신은 적성이 맞다고 한다.
오늘따라 눈이 침침해서 노트북에 입력하는 일이 힘들다고 말하자
저 때문에 그러느냐고 묻자
그러고 보니 잘 생기고 눈이 부셔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한다.
서로가 웃고 말았지만
세상에 쉬운 것은 하나도 없어 보인다.
2019년 3월 15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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