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홀로 부는 것이 아니다
물과 기류가 모여 바람을 일으키듯이
바람은 홀로 부는 것이 아니다.
바다를 휘저어 태풍으로 변하게 하거나
바다 위를 맴돌다 용오름현상을 일으키거나
도시를 초토화시키는 토네이도와 허리케인이 있는가하면
도시를 삼켜 넣는 쓰나미는 하늘과 땅을 바람으로 흔들기도 한다.
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지금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하늘과 땅과 사람이 사는 이곳에서
얼마나 더 버티려고 바람과 맞서 싸우려 하는가?
풀잎처럼 바닥에 누웠다가 다시 일어서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은가?
가야할 곳이 많은 바람이 아니던가?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바람이 아니던가?
먼저 생각할 것이 있고
나중에 생각할 것이 있듯이
뭐가 중한 것인지를 잊어버릴 리는 없을 테고
가야할 길이 정해져 있다면
언젠가는 더 큰 바람을 맞이할 텐데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다.
바람이 다니는 길목에 서있다가도
때 되면 그곳을 벗어나야할 때가 있다.
바람은 홀로 부는 것이 아니기에
흩어졌다 다시 모이는 것이 바람의 힘이듯이
바람이 구름이 되고 구름이 산이 되어
우리들의 가슴에 모여들지 않았던가?
바람이 언제 홀로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던가?
바람이 언제 함께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던가?
모이고 싶으면 모이는 것이 바람이요
흩어지고 싶으면 흩어지는 것이 바람이다.
자연이 순리대로 움직이듯이
그렇게 우리들 주변을 빙빙 돌고 있지 않던가?
언젠가는 다가올 바람이기에
더 큰 바람이 불어오기 전에
손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순천자(順天者)는 흥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하듯이
그렇게 바람은 우리들 주변을 맴돌고 있지 않은가?
더는 버티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순리대로 살자던 우리들의 바람이 있기에 그런 것이고
민심이 곧 천심이라는 바람이 맴돌고 있기에 그런 것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고 한다.
아름답게 뒤로 물러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니겠는가?
2선 후퇴를 통한 질서 있는 퇴진도 하나의 방법이 아니겠는가?
버틸수록 치부와 괴물처럼 변하는 모습이 무섭지 않은가?
모두가 평화와 비폭력을 외치는 바람을 보지 않았던가?
함께 손을 잡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겠는가?
역사는 바람에 따라 달라진다고는 하지만
바람이 역사를 만들고
역사가 바람을 일으키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가?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그런 날을
바람의 날로 정하면 좋지 않겠는가?
2016년 11월 17일 목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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