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한 장소
숲속바위쉼터에 앉아있으면
세상을 향해 노래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저절로 놓을 수 있는 곳이 있어 좋고
저절로 잡을 수 있는 곳이 있어 좋기 때문입니다.
수직과 수평이 만나는 곳이기에 좋고
수평과 수직이 화해하는 곳이기에 좋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때가 끼지 않아 좋고
눈과 귀를 닫을 수 있어 좋고
오감을 닫은 후
육감을 얻을 수 있어 좋기 때문입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입니까?
이 얼마나 홀가분한 장소입니까?
그 누가 나무랄 사람도 없고
그 누가 흠집 낼 사람이 없어 좋기 때문입니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그저 듣는 것만으로도 즐겁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몸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이는 곳이기에
더없이 좋기 때문입니다.
2016년 10월 16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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