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홀가분한 장소

청아당 2016. 10. 16. 19:17

홀가분한 장소

 

숲속바위쉼터에 앉아있으면

세상을 향해 노래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저절로 놓을 수 있는 곳이 있어 좋고

저절로 잡을 수 있는 곳이 있어 좋기 때문입니다.

 

수직과 수평이 만나는 곳이기에 좋고

수평과 수직이 화해하는 곳이기에 좋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때가 끼지 않아 좋고

눈과 귀를 닫을 수 있어 좋고

오감을 닫은 후

육감을 얻을 수 있어 좋기 때문입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입니까?

이 얼마나 홀가분한 장소입니까?

 

그 누가 나무랄 사람도 없고

그 누가 흠집 낼 사람이 없어 좋기 때문입니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그저 듣는 것만으로도 즐겁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몸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이는 곳이기에

더없이 좋기 때문입니다.

 

20161016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