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생각한데로 살려면 배가 고프다

청아당 2016. 10. 2. 13:57

생각한데로 살려면 배가 고프다

 

손에 쥔 것 없이 죽더라도

생각한데로 살려면 배가 고프다.

 

무념무상도 좋고

허무의 공간을 두드려도 좋고

우주의 안팎을 드나들어도 좋지만

생각한데로 살려면 배가 고프다.

 

현실에선 현실에 맞게 살아야하고

이상에선 이상에 맞게 살아야한다.

 

가끔씩 이 둘을 하나로 묶으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 어디 될법한 소리인가?

 

하나로 합쳐도

또다시 분열을 시도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가 아니던가?

 

하지만 우리들은

하나에서 전체로 나아가고 있고

전체에서 하나로 나아가고 있다.

 

그 누가 이 모두를 얻었다하여

완성의 경지에 이르렀다 말할 수 없듯이

우리들의 부족함은

우주의 안팎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화해와 용서를 바탕으로 강조하여도

실행에 옮기는 사람 그 얼마던가?

 

있는 그대로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각한데로 사는 것은 더 고통스러운 일이자

극한의 인내심을 요구하기에

꿈은 늘 하나로 이어지고 있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숨 쉴 수 있는 공간만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들의 꿈이자 희망이라는 사실이다.

 

2016102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