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바람은 멈추고자하나 자연은 놓아두지를 않는다

청아당 2016. 10. 1. 16:07

바람은 멈추고자하나 자연은 놓아두지를 않는다

 

바람이 달려오면

구름은 흩어지고 만다.

 

바다와 산을 넘어 숲에 다다르면

잠시 쉼을 허락한 후 등을 떠민다.

 

숨 돌릴 틈도 없이

또 다른 곳을 향해 어서가라고 한다.

 

힘들게 발품을 팔아 달려왔건만

자연은 또 다른 곳을 향해

어서가라고 등을 떠밀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바람을 필요로 하는 곳에 달려가

바람이 무엇인지 알려주라고 한다.

 

이 얼마나 냉정한 모습인가?

 

예로부터 전해져온 관습이라며

반항할 시간조차 주지 않는다.

 

자연이

달려라하면 달려야하고

멈춰라하면 멈춰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씩은

일탈의 기쁨을 느끼기 위해

팔다리를 쭉 뻗은 후

숲속에 눕거나 바위에 누워 반항하기도 한다.

 

마치

한바탕 태풍이 지나갈 것 같은 그런 모습이지만

이 얼마나 여유로운 모습인가?

 

2016101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