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멈추고자하나 자연은 놓아두지를 않는다
바람이 달려오면
구름은 흩어지고 만다.
바다와 산을 넘어 숲에 다다르면
잠시 쉼을 허락한 후 등을 떠민다.
숨 돌릴 틈도 없이
또 다른 곳을 향해 어서가라고 한다.
힘들게 발품을 팔아 달려왔건만
자연은 또 다른 곳을 향해
어서가라고 등을 떠밀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바람을 필요로 하는 곳에 달려가
바람이 무엇인지 알려주라고 한다.
이 얼마나 냉정한 모습인가?
예로부터 전해져온 관습이라며
반항할 시간조차 주지 않는다.
자연이
달려라하면 달려야하고
멈춰라하면 멈춰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씩은
일탈의 기쁨을 느끼기 위해
팔다리를 쭉 뻗은 후
숲속에 눕거나 바위에 누워 반항하기도 한다.
마치
한바탕 태풍이 지나갈 것 같은 그런 모습이지만
이 얼마나 여유로운 모습인가?
2016년 10월 1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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