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초월된 삶

청아당 2016. 3. 30. 18:14

초월된  

가본 적 없는 길에서

길을 찾을 수 있겠는가?

 

길은

바람이 되어 나타나거나

구름이 되어 나타나거나

산과 강이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단계를 뛰어넘어

길을 향해 달린다고

초월된 삶은 아니다.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손에 잡히는 일상의 삶이자

거국적인 일이기에

그 누구하나

초월된 삶을 원하지 않는다.

 

손놓고 바라볼 수 있는 시간만 주어진다면

그것으로 행복을 삶고

입고 마시고 잠잘 수 있는 공간만 주어진다면

그것으로 즐거움을 누릴 뿐이다.

 

이렇게

초월된 삶과 일상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언제 우리들이

호사스러운 삶을 원한 적이 있었던가?

 

조용히 묵상하며 살아온 삶이기에

손을 높이 들고 서있는 것보다는

손을 내리고

허리를 낮추는 삶으로 살아오지 않았던가?

 

그 끝이 어디인지도 모른 채

그 시작이 어디인지도 모른 채

현실적인 삶으로 살다가도

이상적인 삶으로 살아오지 않았던가?

 

그리고

교만으로 시작하였다가

겸손으로 허리를 굽히며 살아오지 않았던가?

 

삶이란?

참으로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분명 웃으며 살아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안으로는 오장육부가

썩어 들어가는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죽음보다 더 어려운 것이

삶인 것이다.

 

우리들의 꿈과 희망은

작은 데서부터 시작되어지고 있기에

일상적인 일부터 해결해나가는 것!

바로 이것이 초월된 삶이 아니겠는가?

 

2016330일 수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