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지금의 나는(수정)

청아당 2016. 3. 24. 16:37

지금의 나는(수정)

 

삶의 구도를 깨가면서까지

살아온

과거의 숱한 생들!

 

지금의 나는

전생이자

후생이요

그 중심은 현생의 나로부터 시작되어진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얼마나 달려온 세월이었던가?

 

가도 가도 끝이 없을 만큼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넘나들지 않았던가?

 

하지만

뜻하지 않게 생겨난

가족이라는 이름!

 

한번 흩어지면

영원히 사라지기에

이 모습 그대로

다시는 재현할 수가 없다.

 

힘들다고

행복한 넋두리를 털어 놓아서야 되겠는가?

 

우리들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되어지고 있다.

 

본다고 다 보는 것은 아니기에

듣는다고 다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때로는 절제된 침묵으로 대응하거나

때로는 파격의 미로 대응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지만

손이라도 흔들어줄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있다면

이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

 

비록

현실에서 완전하게 이룰 수는 없겠지만

손을 놓고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지 아니한가?

 

그렇다고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소리는 아니다.

태어난 이상

그 누구도 삶에 대한 열정을 멈출 수 없기에

눈을 뜬 순간 달려야하고

눈을 감은 순간 멈춰야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삶이라는 이름으로

죽음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현실이든

사후세계이든

그 누구의 간섭도 없는 진공상태에서

영원히 잠들 수 있는

그런 곳이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곳이 또 있겠는가?

 

지금의 나는

과거이자

현생이요

미래이기에

더는 바랄 것도 없고

더는 버릴 것도 없는

그런 공간에서 살고 싶은 것이다.

 

2016324일 목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