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詩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시(詩)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삶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도
죽어있는 시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시가 필요하다
詩 속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도
함께
숨 쉬는 詩가 필요하다
명상이 진화될수록
삶의 질은 좋아지겠지만
불필요한 삶의 찌꺼기 때문에
오히려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언제
시(詩)가 필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었던가
우리가 언제
삶이 필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었던가
시가 필요하다면
시를 읽거나 지으면 되고
삶이 필요하다면
삶을 만들어 나가거나
행동으로 움직이면 되는 것이다
정교한 시보다
정교한 삶이 더 필요한 것처럼
머리로 움직이는 삶보다는
행동으로 움직이는 삶이
더 화려하고 멋진 것처럼
앉아 있는 것보다는
서있는 것이 좋고
서있는 것보다는
달리는 것이 좋고
달리는 것보다는
날아 다니는 것이 더 좋다
시(詩) 속에서 삶이 약진하는 소리가
들려야하며
밤낮으로 두드려도
천의 소리로
만의 귀로
오감과 육감을 뛰어넘어
밖으로 뛰어 나올 줄 알아야 한다
시가 죽는다는 것은
애처로운 일이다
삶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이승과 저승에서
소리 없이 들녘에 누워있는
잡초에서 들려야하고
땅을 박차고 뛰쳐나오는
삶에서는
기쁜 소리가 들려야 한다
시보다 외로운 것은
삶이고
삶보다 외로운 것은
시이다
그리고
시(詩) 속에 삶이 있어야하고
삶속에 시가 있어야 한다
그러고 보면
시는 시(詩) 속에 있어야 빛이 나고
삶은 삶속에 있어야 빛이 난다
그러고 보면
시(詩)는 시인만 쓰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 시(詩)이다.
시는 가슴으로 쓸 수도 있고
시는 마음으로 쓸 수도 있고
시는 경험과 행동으로 쓸 수도 있고
시는 우주적인 사랑으로 쓸 수도 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이름 없는 물체나
알려지지 않은 산이나
무명초에
이름을 붙여 줄줄 알아야 한다
그로인해
삶을 일으키게 하고
시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힘의 원천으로 존재되어져야한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시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는 삶이 필요한 것이다
숲보다 더 아름답고
바위보다 더 든든하며
산보다 더 듬직하고
바다보다 더 넓은
우리들의 삶이 필요한 것이다
이보다 더 아름답고
이보다 더 멋진 세상이 있다면
말해보라
시보다 더 아름다우며
삶보다 더 행복한 세상이 있다면
말해보라
그러고 보면
시의 끝은 삶에서 끝나야하고
삶의 끝은 시에서 끝나야한다
2014년 10월 10일 금요일
청아당 엄상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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