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우리들의 꿈은 늘 하나이다

청아당 2014. 10. 7. 10:44

우리들의 꿈은 늘 하나이다

 

우리는 가끔씩 생각한다.

삶의 중심인

한가운데에 서서

외롭다고

힘들다고

고통스럽다고

삶의 근원을 파헤치고 싶다고

우주의 끝을 파헤치고 싶다고

 

자면서도 꿈을 꾸고

눈뜨면서도 꿈을 꾸어가며

단 한순간도

삶에 대한 화두를

우주에 대한 화두를

놓아본 적이 없다고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진 또 다른 의무는

현실에서 삶에 충실 하라는

신의 목소리이다.

 

이상적인 우주의 진리에 대해

더 이상 묻지 말고

파고들수록

많이 알수록

다친다고

신의 이름으로 말하고 있다.

 

얼마나 더 고통스러워야

얼마나 더 의심스러워야

해탈할 수 있느냐고 허공에 대고 묻는다.

 

돌아서거나

눈을 감으면

모든 것이 그만인데

그리고

필요한 모든 것도

함께 사라지는데

 

거기에다 대고 

무슨 말을 하겠는가? 

 

잡으면 놓고 싶고 

놓으면 잡고 싶은 것이 

우리네 삶인데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는가? 

 

살아있는 한 

우리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은 

고뇌와 슬픔인데 

행복을 꿈꾸게 하는 기쁨인데 

또 다른 그 무엇을 추구하겠는가? 

 

그 누가 슬픔을 슬픔이라 말하고 

그 누가 기쁨을 기쁨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슬픔과 기쁨은 본래부터 하나인데

그 누가 분별하고자 하는가?

 

우리가 꿈꾸는 것은

하나가 아닌 둘이자

전체로 나아가고자하는 욕심이다.

 

우리가 얻고자하는 것은

둘이나 전체가 아닌 하나이다.

하나야말로

그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우주적인 사랑이자 자비이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또 다른 그 무엇을 생각하겠는가? 

 

허공에 떠있는 찻집에 앉아 

명상을 즐기거나 

자연이라는 이름으로 서있는 

산과 바다에서 

명상을 즐길 뿐이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내가 있기에 생겨난 병폐요 

내가 없다면 

나와 함께 존재했던 그 모든 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아직도 모르겠느냐고 

자나 깨나 

우리들의 심장을 

채찍질하고 있다. 

 

더는 묻지 말고 

더는 생각하지 말고 

주어진 삶에 충실하게 살다가 오라는 

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우리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들의 꿈은 

늘 하나이다. 

하나에서 전체로 이동하는 바람에 

슬픔이 기쁨을 만들어내고 

기쁨이 슬픔을 만들어내고 있듯이 

나와 우주가 하나로 호흡하며 

삶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저 

침묵으로 입을 닫고 

고요로 북을 치며 

우주의 안쪽을 흔들 수밖에 

그리고 

너와 내가 하나가 되거나 

자연과 우주가 하나가 될 때까지 

우주의 뿌리를 흔들 수밖에 

 

더는 궁금해 하지도 말고 

더는 삶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우리들의 귀에 대고 

신의 이름으로 말하고 있다. 

 

끊임없이 

바람소리가 들리지 않게 

구름이 흘러가지 못하도록

중심을 잡으라고 말하고 있다. 

 

더는 말해줄 수 없다며

나머지는

알아서 해결하라고

정중하게

우리들에게 말하고 있다.

 

2014년 10월 6일 월요일

 

청아당 엄상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