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우리들의 손발을 묶고 있는 죄1

청아당 2013. 3. 31. 18:28

우리들의 손발을 묶고 있는 죄1

 

좋은 일로 시작하여

좋은 일로 마무리하고자 하였는데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게 되는 경우가 많다.

글이란 위안이나 자극을 줄 수도 있지만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있기에

자신을 세 번 되돌아본 다음

말을 해도 늦지 않다는 성현들의 말씀이야말로

후세사람들에게

경고성 아닌 경고로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번 나온 말은 다시 거둬들이기 어렵기에

한번 엎어진 물은 다시 주워 담기 어렵기에 생겨난 말 같다.

그렇다.

우리에게 주의해야할 규칙이 어디 말뿐이겠는가?

말과 행동 그리고 그 뒤에 서있는 추억과 반성이라는

올가미가 씌어져 있어 더욱 크게 와 닿는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자연이야말로

실수라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산길을 걸을 때나

숲길을 걸을 때나

호흡이 편한 것을 보면

자연이야말로

상처를 아물게 하는 능력자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

자고나면 오류투성이의 발걸음들이 걸어 다니고 있다.

어떤 이는 땅을 향해 달리거나

어떤 이는 하늘을 향해 달리거나

어떤 이는 바다를 향해 달리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는

죄 때문에

하루도 편할 날 없이 지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말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슴으로 살아가고 있는 성자들마저

악의 축에 끼여

죄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원죄와 후천적인 죄

모두 다 뜨거운 용광로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고 밖에 나가지 않고

안에서만 움직인다하여

죄를 짓지 않는 것이 아니기에

자나 깨나 우리들은

죄의 구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느 누가 죄의 구속을 벗어나게 할 수 있겠는가?

나를 나라고 말하지 못하는 지금의 나조차

그 뿌리가 의심스러울 정도인데

회개한다고

죄의 뿌리가 사라지겠는가?

죄를 짓고

회개하고

죄를 짓고

회개하고

또 죄를 짓고

회개하고

또 죄를 짓고

회개하여도

자고나면 반복되는 죄의 순환법칙에 따라

회개 또한 순환되어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종교만이 지니고 있는 특성이자

사람들을 끌어들이게 하는

가장 큰 매력으로 자리하고 있기에

죄를 지으면서 또다시 회개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을 해보아라!

죄 사함과 기복신앙에 대한 혜택 받음 없이

어느 누가 종교에 입문하겠는가?

처음부터 서로가 상생하려면

때로는 앙탈을 부리거나

때로는 응석을 부리거나

때로는 행복을 나누거나

때로는 미워하면서

주고받는 미덕이 있어야 가능한 것처럼

자신을 불태워 모든 것을 다 바칠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하늘과 땅이 감동하여 성도들에게 되돌아갈 것이 아니겠는가?

어쩌면 일방적인 수직의 힘보다는

양방향적인 수평으로 움직여야 입체화시킬 수 있듯이

봉사와 희생 그리고 순교까지도

암묵적으로 요구하고 있음을 볼 때

그에 따른 보상을 종교에서 충분하게 해결해주지 못한다면

그 어느 누가 종교를 받아들이겠는가?

그리고 시대에 따라 도태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대처하며 생겨난 것이 종교이다 보니

아무리 신성한 영역을 강조하는 종교일지라도

경제를 바탕으로 세워지지 않은 종교는

처음부터 존재할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예수 또한 부자와 가난한 자의 예를 들면서

헌금에 대한 가치를

중요시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종교보다 더 위대한 것은 경제력인지도 모른다.

그건 그렇다 치고

그래도 회개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기에

눈만 뜨면 회개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한번을 회개하더라도 짧고 굵고 강하게 한다면

아무리 큰 죄를 지었다하더라도

용서를 해주듯이

종교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회개란 자신을 반성하는 일도 되겠지만

우주 신에게 고백함으로써

천국으로 통하는 하늘 문이 열리고

마음 적으로나마 위안을 받고자하는데서

출발하고 있듯이

이를 통해 잠시나마 또는 영원히 죄 사함이 가능한지도 모른다.

그렇다.

죄를 죄라고 생각하면 그것이 죄가 되고

죄를 죄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것이 무죄가 되는 것이다.

참으로 무서운 삶의 철퇴가

우리들의 발목을 잡고 손발을 묶어두고 있는 것이다.

 

2013년 3월 31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