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부소산성 낙화암(수정) - 백제 금동대향로(百濟金銅大香爐)
계룡산 갑사를 지나 공주 송산리 고분군과 공주보를 거쳐
달려온 곳이 황포돛배와 고란사(皐蘭寺)가 있는 낙화암이다.
우암 송시열이 새겨 논 낙화암(落花巖)에는
백화정(百花亭)이 자리하고 있어
눈 내린 솔밭을 감상할 수가 있고
소나무 사이에 걸린 낙조가
백마강을 뒤로하며 저녁인사를 나누고 있다.
강물 빛은 흑색에 가까운 얼음물로
한기를 느끼게 하고
삼천궁녀의 한이 서린 낙화암에는
강물도 멈춰버린 시린 바람이 회오리치는 가운데
부소산성(扶蘇山城) 중 가장 높은 사자루(사비루)에서
지금도 백제의 흥망성쇠를 논하고 있다.
그런데 삼천궁녀설의 이야기는 전설일지도 모른다.
지리적인 입지나 규모로 보아
삼천궁녀를 거느릴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삼국사기』가 그렇고 『삼국유사』가 그렇다.
그리고 백제 최고의 혼이 담긴 예술품인 정림사지 5층 석탑과
백제 금동대향로(百濟金銅大香爐)가 있어
그나마 백제의 숨결이 백마강을 따라 흘러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역사는 오가는 길목에서 손을 흔드는 법이지만
백제의 기상은 아직도 동면에서 깨어나지를 않고 있다.
차라리 깊은 곳에서 호흡을 고르거나
발길을 멈춘 채
정림사지 오층석탑이나 궁남지를 거닐며
계백장군을 떠올리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국경을 초월한
선화공주(신라 제26대 진평왕의 셋째 딸)와 서동(제30대 백제무왕)의 아름다운 만남을
축하해주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궁남지는 선화공주와 서동의 역사가 살아있는 곳이자
백제무왕(재위 600~641년) 35년(639년)에 3만평 규모로 조성되어진 곳이기도 하다.
서기 660년 소정방이 이끄는 18만 나당연합군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전략(“육로는 탄현(炭峴)에서, 수로는 기벌포(伎伐浦)에서”막으라는 말을
왕에게 올렸지만 왕은 듣지 않았다.)을 고언(苦言) 한
충직한 신하 좌평 성충을 옥사시키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통한의 망국을 맞이한 제31대 백제의 마지막 왕인
의자왕(義慈王, 599년~660년, 재위: 641년~660년)은
해동증자의 칭호를 받을 만큼 탁월한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었지만
결국엔 명예롭지 못한 기억으로 남고 말았다.
역사에는 만약이라는 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지만
혹시라도 신라의 원대로 나당연합을 하기 전에
고구려와 백제가
신라를 압박하거나 궁지로 몰아넣지 않고
따뜻하게 안아주었더라면
백제(660)와 고구려(668년)의 멸망은
없었거나 더 연장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라가 망하려면 먼저 내분이 일어나고
무관과 간신배들이
천하를 호령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외부의 힘이 작용하거나
새로운 권력구도가 만들어낸
밀어내기식의 망국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마치 강대국의 흥망성쇠처럼
그 어떠한 제국일지라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은 국가가 없었던 것처럼
국가와 국가 간의 힘의 불균형에 의해
나라의 운명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세월을 흔들어보면
바람도 빠져나갈 구멍이 없을 때가 많다.
때로는 그물에 걸린 바람이 몸부림을 칠 때도 있지만
대부분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천지를 향해 달리는 바람만 난무할 때가 많다.
* 헤럴드경제 남민 기자에 의하면
“백제 금동대향로(百濟金銅大香爐). 1400년 긴 세월 진흙 속 진공상태에서 잠자다 이 한 사람의 순간 기지 덕에 오늘날 후손들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왕실물건 담당관은 쫓기는 몸으로 사찰 내 웅덩이 바닥 진흙 속으로 가장 귀중품부터 밀어 넣고 달아났다. 전쟁이 끝나면 다시 와서 찾을 요량으로... 하지만 그는 영원히 돌아올 수 없었다.
국립부여박물관이 소장한 국보 제287호다. 정림사지 5층 석탑과 함께 현존하는 ‘부여의 백제(사비백제)’ 최고의 혼이 담긴 예술품이다.결국 금동대향로는 ‘하늘ㆍ산ㆍ수중ㆍ지하의 세계’를 상징, 우주만물이 다 함축돼 있는 백제인 예술의 정수로 꼽힌다.”
2013년 1월 8일 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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