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행공게송(行功偈頌)2

청아당 2012. 12. 18. 20:01

행공게송(行功偈頌)2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근원으로 통하는 빛줄기에

몸을 씻습니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눈으로

고요의 극점을 향해

무수한 형상들을 넘나듭니다.

바람이 잠든 것처럼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넘쳐나는 곳.

떠도는 마음이 편히 쉴 수 있는 곳.

영원의 굴레에서

수레를 굴리지 않아도 될

고요의 끝에 서서

우주와 하나 되어 침묵에 빠져듭니다.

그곳은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영원의 안식처이자

고요의 끝에 서서 달릴 수 있는 곳이기에

하늘을 흔드는 공즉시색(空卽是色)이자

땅을 흔드는 색즉시공(色卽是空)이기에

자나 깨나

더 이상의 말과 행동이 필요치 않은 곳입니다.

침묵조차 숨을 쉴 수 없는

묵언조차 숨을 쉴 수 없는

가없는 곳에서

바람이 멈춘 곳입니다.

 

2002년 1월 24일 목요일

 

행공게송(行功偈頌)을 지으며...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