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달려야 바람이 멈출까
바람과 손잡고 달리는 동안
정원에 피어난 장미꽃과 술래잡기도하고
산속에 피어난 자생 백합인 참나리와 술래잡기도 한다.
깊은 곳으로 달릴수록
삶의 내공이 강해지고
줄타기를 즐기는 바람조차 바위를 들어
계곡으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달린다는 것은
우주의 삶이자 자연의 삶이다.
바람이 불지 않는 곳은 황폐한 먼지만 가득하고
바람이 부는 곳은 허리가 휠 정도로 다리가 후들거리지만
시야를 바다에 둘 수도 있고
시야를 산에다 둘 수도 있다.
얼마나 달려야 바람이 멈출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풍향계의 움직임에 따라
바람의 속도와 세기를 측정할 수 있고
삶의 방향과 기준이 정해져
바람이 달린 만큼 삶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멈춘다는 것은 모든 죽음이 묻혀버리지만
달린다는 것은 모든 삶이 용솟음쳐
꿈과 희망을 들어 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살아있는 바람이다.
자나 깨나 발걸음을 움직이게 하는 바람이 있어
살만하고
죽음조차 바람을 불러들이는 것을 보면
살아있다는 것은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과 같다.
이 얼마나 오묘하고 신기한 일인가.
이 얼마나 기막히고 절묘한 삶인가.
바람하나로 하늘을 들었다 놓았다하기도 하고
바람하나로 땅을 들었다 놓았다할 수 있는 것은
죽음보다 더 깊은 삶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은가.
만약에 우리들 가슴에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북극의 추위에 얼어붙었을 것이다.
다행히 자고나면 따뜻한 가슴으로 바람이 불어왔고
그 힘으로 하루를 버티며
그 다음날을 기약하고 있었기에
오늘도 우리들의 발걸음은 마음 놓고 달리고 있다.
2011년 7월 24일 일요일
얼마나 달려야 바람이 멈출까를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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