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서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하다

청아당 2011. 5. 4. 12:05

서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하다

 

움직이는 모든 것을 정지시켜놓고

하늘과 땅을 내려다보았다.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연 앞에 서서

오늘도 이렇게 서있도록 만드는 게

누구냐고 물어도

대답대신 돌아오는 것은

침묵의 깊이를 알아야한다며

모든 오감을 닫고 소리쳐보라고 한다.

들리는 것은 육체가 아니라

영혼을 울리는 바람소리이다.

얼마다 더 달려야만 멈출 수 있는지

물어보아도

그 끝은 예측할 수 없다며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달리라고 한다.

숨이 벅차 호흡을 고르는 순간에도

앞만 보며 달리라고 한다.

손에 쥔 것 없이

욕망의 울타리 안에 갇혀 산다고 해도

풀어주어야 할 때는

풀어주어야만 하듯이

쇠사슬에 묶인 발목이 편하지 못하면

예기치 않은 폭동이 일어나

하늘을 원망하고

땅을 원망하며

지구의 끝에 서서

우주의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겁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하늘을 감싸고 있는 비밀이

풀릴 때까지

침묵으로 잠을 청하고

고요로 우주의 중심을 흔들어가며

위안을 삼는 것으로 대신한다.

서있는 곳에서 행복을 맛보거나

서있는 곳에서 편안하다면

지금 서있는 곳이

당신이 서있어야 할 자리이다.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길이자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행복이기에

우주의 깊은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우리들만의 즐거움으로

끝없이 펼쳐진 무지개를 잡으며

신명나게 춤이라도 춰야한다.

눈으로 볼 수 없고

손으로 만져볼 수 없다하여도

우리들의 꿈이 살아있는 한

우주는 지구만의 것이 아니라

지구의 숫자보다 더 많은

별들의 고향이자

우주의 집으로 연결되어져있기에

우주를 향해 마음을 열어놓고

편안하게 서있어야 한다.

 

2011년 5월 4일 수요일

 

서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느끼며…….

 

청아당 엄 상 호 詩

'『오늘 올린 詩』 > 『오늘 올린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텅 빈 곳으로  (0) 2011.05.08
겉과 속  (0) 2011.05.06
성선설과 성악설  (0) 2011.04.30
한방병원 - 협진 - 양방병원  (0) 2011.04.26
천안삼거리 공원  (0) 2011.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