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기로(누락)
하늘이 꿈꾸는 세상은 공평하게 사는 것이다.
가난하지도
부유하지도 않은
바람이 불어도 중심을 잡으며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꾸고 있다.
날마다
졸린 눈을 비벼가면서
불어오는 바람의 향방을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살다보면
수시로 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한 번씩 불어올 때마다
죽음과 삶의 경계 사이에 끼워놓고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시이소오 게임을 즐기고 있다.
잠시라도 헛발을 내딛는 순간
추락이라는 위험을 목에 걸어
줄을 당기며
한없이 떨어져봐야
그 끝을 알 수 있도록
한없이 달려본 후에야
남는 것이 무엇인지를
마음이 아닌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놓고 있다.
비록
한없이 달려본 후에야
알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지만
서로에게 도움이 안 되는
상극의 자석을 끌어다놓고
계속해서 빙빙 돌리며 침묵으로 설득하고 있다.
상생이든 상극이든
가야할 길이 정해져있다면
차라리 그만 두는 것이 낫다.
꿈은 아름답지만
현실은 냉정하듯이
지금 아쉽더라도 멈추는 것이 좋다.
그리고 행복과 불행을 순환하는 삶의 궤도에서
자숙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선택은 또 다른 선택을 유혹하고 있기에
눈을 감고
잠시
우주의 끝점을 향해 힘껏 달려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보는 것도 좋다.
2010년 12월 20일 월요일
선택의 기로를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