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종교

청아당 2010. 8. 23. 12:51

종교(宗敎)

 

하늘에 의지하는 사람은

기도와 믿음으로 충성을 맹세하고

땅에 의지하는 사람은

고요와 적막을 손으로 휘젓는다.

말없는 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우주를 다 파헤쳐보아도

모습은 없고

하늘과 맞닿는 신령스러운 기운만

가득하다.

무엇이 신이고

무엇이 하느님인지

분명 알 수 없는 형태이지만

간절한 소망으로

가슴에 손을 얹어 놓으면

원초적인 우주와 대화를 나눌 수가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신인

무수한 신들의 모습을 찾아나서는 것은

진정한 나의 신을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가도 가도 끝이 없고

멈춰도 끝나지 않는 신들의 공간이지만

인간의 정신세계까지 메우고 있다면

가슴을 열고

순수한 영적인 존재로 맞이해야한다.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신들을 욕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이정표를

세밀하게 살펴볼 일이다.

중심 없는 우주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참된 믿음이란

흔들리는 우주조차 껴안으며

바다처럼

산처럼

발품을 팔아서라도 신령한 신을 맞이해야한다.

기도는 부지런하지 않으면

신들과 대화를 나눌 수가 없다.

홀로 있는 것은

나무나 바람 그리고 흘러가는 구름이면

충분하듯이

발길 닿는 대로 생각을 내려놓고

내면의 자신을 끌어내어

지금 서있는 자리를 지켜나가면 된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치열한 삶의 전쟁에서

종교에 의지하는 굳은 마음은

하루를 살아가게 하고

과거와 미래를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한다.

그리고 내면의 깊은 세계로 들어갈수록

참다운 믿음이 생겨나고

환희와 희열을 느끼며

우주를 뒤흔들고도 남을 당당함으로

원초적인 우주와 마주치게 된다.

몰입이 깊을수록

우주보다 더한 즐거움으로

믿음과 사랑 그리고 자비를 충만하게 느끼게 된다.

한마디로 종교의 힘은

탄압으로 인한 희생과 신에 대한 굳건한 믿음으로

종교의 영역은 더욱 두터워져간다.

그리고 신을 위한 종교보다

사람을 위한 종교로서

영원한 영적평화를 누리게 된다.

 

2010823일 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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