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기억할 수 없는 허공처럼(누락)

청아당 2009. 12. 14. 21:29

기억할 수 없는 허공처럼(누락)

 

눈 감았다 떠보면

1년이 지나가 있다.

아니 10년이 지나가 있다.

미래를 생각한 과거가

현실로 다가와 있는 것이다.

잡아도

놓아도

항상 그 자리에 서있는 허공으로

우주에 떠있다.

경계에서 손을 흔들어보았다.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에게 무엇을 주려는지

미소만 지으며

말없이 서있다.

얼마나 더 달려야만

허공과 만날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살아있다는 것은

허공과 만나고 있다는 것과 같다.

손에 잡을 수 없는

가슴에 담아둘 수 없는

빈 공간이지만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서있는 허공이다.

분명 달려가서 안긴 허공이지만

뒤돌아서면 손에 잡힌 것은 하나도 없다.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모든 것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은

불행이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이라면

가슴으로 느낄 수 없는 것이라면

꿈속에서도 모두 잊어야한다.

늪으로 빠져드는 느낌으로

발밑으로

기억을 던져놓자!

다시는 올라올 수 없는

그래서 모두가 잊은 허공처럼

우주를 향해

허공을 향해

온몸을 던지자!

다시는 기억할 수 없는

저 먼 세계로

 

20091214일 월요일

 

기억할 수 없는 허공처럼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