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무관심(누락)

청아당 2009. 5. 22. 19:52

무관심(누락)

 

거리를 달리면

향긋한 나무냄새가 난다.

기억하지 않아도

찾아오는 계절

어제 달렸던 길을

오늘 다시 달릴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아도

기억만큼은 내려놓을 수 없는

그래서

역사를 뒤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보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은 오늘이 아니다.

이미 과거이고 미래인 것이다.

누가 세월을 끌어내려

타고 갈 수 있겠는가.

존재한 순간

뒤로 달리는 연습을 해온 것이다.

분명

앞으로 달려가고 있는데

뒤로 쳐지고 있는 것이다.

관심은 무관심에서 오는 것이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곳에서

바람을 불러들이고

꽃을 흔들어 깨워

계절과 함께 달리고 있는 것이다.

관심을 가진 순간

뒤돌아서서 달리고 있는 것이다.

관심은 무관심에서 오는 것이다.

바람이 바람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느끼는 사람이 바람이라고 생각하듯이

무관심도 관심밖에 서있는 것이다.

경계는 허물기 위해서 존재하듯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그렇게 무관심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소리를 질러라!

한번쯤은 관심을 가져줄 수도 있을 것이다.

 

2009522일 금요일

 

무관심을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