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하루(누락)

청아당 2009. 3. 14. 20:48

하루(누락)

 

기지개를 켜면

눈을 떠야하고

눈을 뜨면

저마다 발걸음이 달라진다.

직장을 향해

학교를 향해

그리고 여행을 위해

발걸음이 무겁거나 경쾌해진다.

바람이 부는 곳은

길이 나있고

바람이 멈춘 곳은

길이 막혀있다.

바람이 달릴 때

제동을 거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바람이 멈출 때

가속기를 밟는 사람이 있다.

한 달은

짧지만

1년은 길다.

세월이 빨리 흘러갈수록

하루가 짧게만 느껴진다.

젊은 사람들은

하루가 길게 느껴지고

나이든 사람은

하루가 짧게 느껴진다.

세월이 화살을 타고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화살이 세월을 태우고 날아간다.

눈 한번 감았다 떠보면

1년이고

뒤돌아보면

수십 년이 흘러있다.

과거는 점점 더 멀어지고

앞으로 살아야할 미래는 점점 더 짧아진다.

가는 세월은 의미 없게 보냈지만

오는 세월은 의미 있게 보내고 싶다.

하루를 거쳐 간 수많은 날들을

손꼽아 세우며

손가락사이로 빠져나간 날들을

손으로 잡는다.

하루는 기억할만한 것이 많지 않다.

수많은 날들이 모여야만

하루가 값지게 보인다.

하루는 기억에서 사라지기 쉽지만

소중한 하루는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하루가 소중한 날로 다가온다면

날마다 하루를 맞이하는 것이

즐거울 것이다.

하루가 싫은 사람들은

하루가 길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하루가 즐거운 사람들은

하루가 짧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들의 하루는

즐거울 수도 있지만

싫을 수도 있는 것이다.

 

2009314일 토요일

 

하루를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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