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새봄을 기다리는 고목처럼

청아당 2009. 3. 5. 13:45

새봄을 기다리는 고목처럼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면

밝은 빛이 환하게 비친다.

아니 밝은 빛을 향해

가속기를 힘껏 밟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목에도 꽃필 날이 있듯이

꽃피는 계절에도

고목은 생겨난다.

얼마나 달려야하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신이 서있는 곳에서

한발 한발

앞서갈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뒤돌아서면

고목이 보이고

꽃피는 계절이 보이지만

앞만 보며 달리는 것은

뒤돌아보는 것이 두려워서이다.

아니 무작정 달리고 싶은 것이다.

삶이란? 이론이 아니라

실전이다 보니

아무리 이론적으로 완벽하다할지라도

실전에서는 서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입이 있어도 입이 열리지 않고

발이 있어도 발이 움직여지지가 않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조심스럽고 제제가 따를 수밖에 없다.

한발이라도 잘못 디디면

남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기에

갓난아이가

첫걸음을 떼듯이

천천히 뗄 수밖에 없다.

그렇게 걸음을 떼며

걷고

달리다보면

어느덧 세월은 꽃피는 계절을 지나

고목이 서있는 곳에 다다르게 된다.

생각 없이 달려도

끝에 이르는 것은 모두가 잠들어 있는

고목인 것이다.

바람이 고목을 흔들어 깨워도

고목은 깊은 침묵으로 대답할 뿐

손을 흔들며

잘 다녀오라는 말 한마디가 없다.

새싹이 피는 곳은

희망이 솟지만

고목에는

죽음만이 드러누워 깊은 잠에 빠져든다.

죽음도 어떤 때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지만

어둡고 긴 터널에 갇혀있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희망을 갖고 싶으면

꽃피는 계절을 기다려라!

아니 새싹이 자라는 곳을 향해

힘껏 팔을 뻗어라!

한번이라도 더 움직이고

한번이라도 더 생각하고

한번이라도 더 공부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기에

모두가 잠든

깊은 밤을 깨워서라도

눈뜨고 있어야한다.

새봄을 기다리는

고목처럼

 

200935일 목요일

 

새봄을 기다리는 고목을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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