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수없이 앞만 보며 달려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
공부이다.
얼마나 달려야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죽어서조차
공부하며 살아야하는 것이
학문을 탐구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해도 해도 끝이 보이지 않지만
손에서 책을 놓는 순간
죽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에
놓았던 손에
다시 책을 들게 할 수밖에 없다.
끝없이 뇌를 자극하고
끝없이 신경을 자극하다보면
어떤 때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하지만
조금 더 깊이
조금 더 심원한 맛을 느끼다보면
마약보다 더 강한
중독성을 느끼게 되는 것이
공부이다.
새 책에서 풍겨져 나오는
책 냄새가 좋아
서점을 찾고
눈을 즐겁게 하고
정신을 즐겁게 하고
발걸음을 즐겁게 하는 서점이 있는 한
아니 책이 있는 한
죽어서조차
서점을 찾을지도 모른다.
뒤돌아서면
손에 쥘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책 향기가 좋아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책은 죽음보다 고귀하지만
책보다 더 고귀한 것은
살아있는 지식이다.
아니 삶에서 배우는
실전경험이다.
머리에서 빙빙 도는 것은
죽은 지식이요
살아 움직이는 지식이야말로
참 지식이자
참 양식이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없이 달려도
그 끝을 알 수 없다면
목적 없는 발걸음이 되기 싶지만
조금을 달려도
자신의 길을 알고 달린다면
틀림없이
기쁜 마음으로 달릴 수 있을 것이다.
공부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홀로 극복해야하는 난관이
하늘이 막아 논 장벽보다
더 높다면 이해가 갈 것이다.
그만하고 싶어도
계속해서 해야만 되는
상황이 죽기보다 싫을 때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만 되는 일이기에
홀로서기를 할 수밖에 없다.
홀로서기는
예나지금이나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지간에
홀로 부는 바람은
항상
외로운 법이기 때문이다.
2009년 3월 8일 일요일
공부를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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