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눈을 뜬다는 것2(누락)

청아당 2009. 2. 26. 18:23

눈을 뜬다는 것2(누락)

 

날마다 자고나면

눈을 뜬다.

어제도

그제도

그리고 오늘도

아마 내일도

눈을 뜰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무엇인가?

단순히 눈만 뜨는 일은 아닐 것이다.

영혼을 깨우고

일상을 깨우고

그리고 더 이상 깨울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눈을 뜬다라고 표현할 것이다.

뒤돌아보면

손에 쥘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처음부터 잡을 것이 없었는데

우리는 잡고자 노력했으며

우리는 눈을 뜨고자 노력했다.

허공을 흔들어보면

잡을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도

한 움큼씩 쏟아져 내리는

흔적들을 잡을 수가 있고

보이지 않는 길속에서

험난함을 가슴속에

새기며

가시밭길을 걷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누가 이 길을 걸으라고 말한 적이 없는데

홀로

걷고자 노력해온 것이다.

얼마나 더 걸어야만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끝에 이르면

또 다른 끝이

처음처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끝은 또 다른 길을 만들어내는

제조기와 같다.

수없이 만들어지는 길을

처음처럼

손을 잡고 걸어야만 되는 것이다.

얼마나 기막힌 일인가?

죽어라 달려온 이 길 뒤에

또 다른 길이 준비되어져 있다는 사실이

그렇지만

우리는 걸어야만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걷고 또 걸어야만 한다.

아마 죽어서조차

또 다른 길을 향해 걸어야하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행복한 마음으로

기쁜 마음으로

걷는다면

그 앞에 무너지지 않는 길이 있겠는가?

수없이 달리고 달려보아라!

우리에게 막힌 길은 장애가 아니라

우주 같은 포용임을 느낄 것이다.

아버지처럼 든든하고

어머니처럼 편안한

자연의 길이자

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길처럼

 

2009226일 목요일

 

눈을 뜬다는 것을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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