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에 살고 있으면 주 안에 거하는 것과 같다
하나님과 인간은
처음부터 적이었다고 한다.
교만한 인간이었기에
하나님이 비집고 들어갈 빈틈이 없었던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지만
하나님은 틈만 나면
목회자나 전도사를 통해
인간의 마음으로 파고들어가려한다.
그러고 보면
사람이나
하나님이나
그 누구를 복종시키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것 같다.
빈틈으로 왔다가
빈틈으로 사라지는 바람처럼
손에 쥘 수 없는 꿈이 있다면
누구를 복종시키는 일이 아닌가싶다.
처음부터 하나였고
지금도 하나였고
죽어서조차 하나였다고 고집하는 복종이 있는 한
종교는 사람위에 군림하고
사람은 종교위에 군림하면서
끝없이 시이소오 게임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희망찬 일출의 빛과
여운을 남기는 일몰의
빛의 아름다움처럼
침묵 속에 잠들어 있는 인간의 영혼을 깨우듯이
우리에게 다가서는
절대자에 대한 의미는
예기치 않은 태풍처럼 큰 충격으로 다가서기도 한다.
어느 곳에 서있든지 간에
어느 곳에 누워있든지 간에
가는 길
밟는 길
달려가는 길조차
그림자 되어 영혼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곳곳에 파수꾼처럼 서있는 길들이
바로 우리가 달려가야 할 길이라면
운명처럼 달리자!
그리고 뒤돌아보지 말고
앞만 보며 달리자!
어디까지 가야 끝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가다보면
처음이고 끝이듯이
그렇게 여유를 가지고 달리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처음과 끝의 경계에 서서
오고감이 없는
길에 서있게 될 것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자신이 가야할 길이 정해져있고
운명처럼 서있을 길을 알고 달린다는 것이
얼마나 기막힌가?
세상은 예기치 않은 혁명으로 줄지어 서있듯이
눈 한번 감았다 떠보면
별천지에 서있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거나
가도 가도 처음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 자리에 서서
침묵하라!
그리고 묵상하라!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다보면
자신이 가야할 길이 보이고
자신감이 붙을 것이다.
자신감은 교만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교만을 누르는 채찍질이 되기도 한다.
하나님이 보고 싶거나
주 안에 거하고 싶다면
인천광역시 남구 주안동에 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주안에 사는 것만으로도
주 안에 살고 있는 것이 되므로
따로 주의 품을 의식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이 얼마나 명쾌하고
단순한가?
우리는 그동안 숱하게
주를 부르면서도 주의 그림자조차 밟지 못했지만
이미 주 안에 거하면서
주의 모습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느끼는 것은 순간이다.
살아가면서 느낌하나면 충분하듯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의지해야할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내던져야할 것은 무엇인지를 안다면
따로 주의 품을 외칠 필요가 있겠는가?
손만 내밀면
다가서는 주의 음성이 있고
주의 품이 있는 한
모든 것을 내던지고
영혼으로 받아들이면 그만인 것을
그래,
자연이 우리 옆에 존재하듯이
주의 품도 우리 옆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두 손을 모으며
기도하는 모습으로
주를 영접하자!
주종관계로서의 주가 아니라
자식이 부모의 품에 안겨
응석을 부리듯
그렇게 사랑으로
애정으로
그리고 입맞춤으로 다가서자!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것은
바로 하나님과 하나님이 만나는 것과 같을 것이다.
너와 나의 구분이 없어지고
주종관계가 사라지고 나면
남는 것은 무엇이겠는가?
오직 사랑밖에 더 남겠는가?
사랑은
인간을 넘고
욕망을 넘어
우주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하나 되는 마음으로 뭉칠 것이다.
처음도 하나였고
나중에도 하나였듯이
우리는 지금 하나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종교보다 더 무서운 우주의 힘으로
그리고 자연의 힘으로
모두가 하나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하나보다 뛰어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침묵일 것이다.
아니 고요의 극점일 것이다.
우리에게 고요의 극점은 단지 꿈일 뿐이지만
우주는 처음부터 사랑으로
그리고 하나 된 마음으로
끌어안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두려운가?
그냥 보이는 그대로
손에 쥔만큼
생각하며
행동하는 것
이보다 더 뛰어난 것은 없듯이
넘치는 것은 모두 다 등 뒤로 던져버리자!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 하지 않았던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만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것만
손에 쥐며
생활하는 것
이보다 더 좋은 것이 따로 있겠는가?
2009년 2월 15일 일요일
숭의동 제2교회 이건영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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