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행보

청아당 2009. 2. 3. 17:35

행보

 

한잔 술에 달이 뜨고

두잔 술에 해가 뜬다.

취하도록 마시면

몸이 흔들리고

발걸음이 흔들린다.

세상은 고요한데

술 때문에

세상이 흔들리고 있다.

흔들 수 있는데 까지

흔들어라!

즐겁고

아름다운 발길은

누구의 발걸음인가?

달빛이 지나가고

구름이 지나가고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는

무엇이 남는가?

부드러운 바람

강한 바람

차가운 바람 속에서

홀로

피어나는 행보는

누구의 발걸음인가?

가볍게

부드럽게

강하게

달리는 발걸음은

또 누구의 발걸음인가?

그리고

밤을 흔들고

낮을 흔드는 바람은

어디를 향해 달리는가?

끝을 위해

처음으로 돌아온 바람

또다시 끝없이 달린다.

 

200923일 화요일

 

행보를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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