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석(金剛石)
등줄기에 내려앉는 빛
영혼조차
흔들리는 모습으로
꿈의 난간에 서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얼마나 분노했으면
하늘을 향해
불을 지폈겠는가?
걸어야할 길이 없을 때는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끝없이
더 이상 추락할 수 없을 때까지
밑으로
밑으로
정녕 꿈은 아닐 것이다.
정녕 현실은 아닐 것이다.
눈을 감는 순간
꿈과 현실을 떠난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눈을 감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놓고
모든 것을 뒤로하며
앞만 보며 달리는 연습을 했는지도 모른다.
그래 눈을 뜬다는 것 자체가
죽음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눈을 감고
하늘을 향해 불을 지폈는지도 모른다.
허공 속에서
외치는 소리는
금강석이다.
아무리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금강석인 것이다.
하늘에서 우레보다도
번개보다 더 빠른 빛으로
등을 후려치는 것을 보았는가?
등속에 숨겨진 금강석을 보호하기 위해
꿈에 놀라
잠을 깬 적이 있는가?
눈을 감으면
금강석은 깨지지만
눈을 뜨면
금강석은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곳이
바로 금강석의 세계인 것이다.
이 얼마나 단단하고
강인한 삶인가?
산다는 것 자체가
꿈의 세계이자
희망의 세계인 것이다.
그리고 그 무엇으로도 깨뜨릴 수 없는
금강석의 세계인 것이다.
2009년 2월 12일 목요일
금강석을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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