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바람에 눌린 바위

청아당 2009. 1. 17. 20:55

바람에 눌린 바위

 

숲속바위쉼터에서 바라보는 청량산은

맑고 청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더구나 차가운 날씨에

외발로 서서

시선을 집중하며 손을 흔들면

화답해오는 산 까치소리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어제내린 눈이

바위에 엎드려

바람에 눌린 흔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바람이 날릴 때

머리카락이 날리면

그것도 여성의 머리카락이 날리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매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바위에 엎드려 있는 모습이

여성이 날리는 머리카락과 닮았다.

아니 함박눈이 길을 내며

오솔길을 걸어가는 모습과 닮았다.

사람만 길을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함박눈도 오솔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신이 번쩍 드는 겨울철 산행은

고요를 흔들며

침묵을 흔들 수 있어 좋다.

 

2009117일 토요일

 

청량산 숲속바위쉼터에서 바람에 눌린 바위를 바라보며...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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