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의상대 낙산 다래헌(洛山 茶來軒)

청아당 2008. 12. 27. 23:54

의상대 낙산 다래헌(洛山 茶來軒)

 

마성터널에 내걸린 “신갈 ~ 호법 확장도로 1년 앞당겨 2011년에 완공하겠습니다.”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새로운 다짐을 알리는 글귀들이 다가온다.

겨울에 유난히 맑은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도 모자라

순백의 영토와 어우러져 더 맑은 푸른 파도가 의상대(義湘臺)를 향해 달려온다.

다래헌에 앉아 따뜻한 대추차를 마시며 창 넓은 유리창너머로

겨울바다를 손으로 그려보면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 한편이 눈에 들어온다.

창밖 우측에

비스듬하게 서있는 해송(海松)이

혹한의 날씨를 벗 삼아

대관령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을 맞고 서있다.

방풍벽을 더 높게 더 안전하게 쌓아올려도

강풍 앞에선 차체가 흔들리듯이

우리는 지금 혹한의 차가운 날씨에

머리를 내밀고 서있는 것이다.

아무리 두꺼운 옷을 입어도

속에서 찬 기운이 사라지지 않는 한

한파 속에서 떨 수밖에 없다.

가끔씩은

따뜻한 국물이라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즐거운 것처럼

올 겨울을 버겁게 지내고나면

내년에는 더 좋은 희망이 우리를 유혹할지도 모른다.

“다 잘 될 거에요”라는

설악산 입구에 내걸린 마법의 말처럼

우리는 또다시 다래헌 입구 노송(老松) 아래

섬돌에 새겨진 “길에서 길을 묻다” 처럼

길에서 길을 물으며 살아가야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겨울철의 세 벗인 세한삼우(歲寒三友 ; 소나무·대나무·매화나무)가 있는 한

우리들의 가슴은 따뜻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08년 12월 26일 금요일

 

점심시간(오전 11시 30분 ~ 오후 1시 30분까지)에 무료로 배급해주는 공양 국수를 먹은 후 낙산 다래헌에서 대추차를 마시며 겨울바다가 주는 정취를 새롭게 느끼며...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