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눈 오는 밤길의 송도 길거리 작은 쉼터 노천카페

청아당 2008. 12. 24. 14:49

눈 오는 밤길의 송도 길거리 작은 쉼터 노천카페

 

밤늦은 퇴근길에

함박눈을 밟고 언덕길을 오르며 미끄러진 길을 달렸다.

흥륜사입구 언덕길에서 한 바퀴 곡예운전을 한 뒤

솔밭 숯불갈비집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아리따운 아가씨가 홀로 손님을 기다리는

송도 길거리 작은 쉼터 노천카페에서

겨울을 따뜻하게 해주는 오뎅 국물로 추위를 달래고

커피 한 잔으로 멋과 낭만을 불러들였다.

눈길에 차가 미끄러져 언덕길을 오를 수 없다는 정보를 알려주자

오늘은 그만 철수해야하겠다고 한다.

그래도 어렵게 왔는데 반갑다고 말하자 따뜻한 미소와 행복을 전하는 말로 화답한다.

기왕에 여기까지 온 것

거리의 색소폰 아저씨가 즐겨 찾던 인천시립박물관 주차장을 향해 걸었다.

함박눈은 쌓이는데

울려 퍼져야할 색소폰 소리대신

곡선의 운율을 타고 함박눈에 흔들리는 소나무만이 야경의 송도유원지 밤길을 밝히고 있다.

산책로를 밟는 고요의 극점은

하늘을 향해 메아리를 치고

이 밤이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눈을 생각하게 한다.

분명 오가는 흔적은 존재하는데

뒤돌아서면 남는 것이 없는 것이다.

어렵고 힘든 가운데서도 즐거움을 찾고

노래를 하는 이유는

완벽한 삶을 위해 살아가기보다는

부족한 삶이지만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며

손에 손 잡고

등 떠밀며 힘을 내라고 응원가를 불러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완벽이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은 것이다.

인간으로서는 풀 수 없다는 완벽한 암호도

그 다음날이면 어린 학생에 의해 풀려나오는 것을 보면

한순간 완벽을 위해

아니 오늘밤이 지나면 사라질 눈꽃과 같이

완벽한 한순간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렵고 힘들수록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만 한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면서

생음악을 들을 수 있으면 좋고

아무도 걷지 않은 함박눈을 맞으며

그렇게 걸으며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경제는 돌고 도는 것이라고 했다.

어쩌면 숫자놀음에 희비의 쌍곡선을 그으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극과 극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깊고 심원한 화두를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오늘에 얽매어 판단하기보다는

과거를 뒤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보며

살아가라는 자연의 겸허한 경고성 충고이기도 하다.

발끝에 밟히는 눈길이 끝나는 지점이

우리가 새롭게 시작해야할 삶인 것처럼

자연은 늘

우리에게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인 변화를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삶은 변수가 많은 것이다.

오늘에 안주하지 말고

항상 내일을 위해 눈을 뜨며 살아가라는 자연의 조용한 목소리처럼...

 

2008년 12월 22일 월요일

 

송도 길거리 작은 쉼터 노천카페에서 인천시립박물관 뒷길에 쌓인 함박눈을 밟으며...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