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도시도 자연이다

청아당 2008. 1. 6. 12:31

도시도 자연이다

 

길이자 생활이다.

우리가 가는 곳이

삶인 것이다.

누구를 믿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믿고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라는 뜻이다.

자연과 하나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가슴 뜨거운 일이 되겠는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그야말로 자연의 터에서

살다가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지 않은가?

한마디로

자연과 친화력을 지닌

매력적인 존재인 것이다.

자연만 자연이 아니라

자연 속에 세워진 문명의 도시도

자연인 것이다.

내속에 또 다른 내가 존재하는 것처럼

도시 속에 또 다른 자연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 속에 있는 자연만 자연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파생되어지고 있는 그 모든

인위적인 부산물도

자연인 것이다.

생각을 해보아라!

자연만 진정한 자연이고

사람의 손을 거쳐 탄생한 인위적인 자연을 무시한다면

그보다 더 비참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자연이 자연을 낳듯이

사람의 손을 거쳐 탄생한 인위적인 자연도

자연과 똑같은 부산물인 것이다.

우리는 착각을 하며

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힘이 들고

자연 속에 살면서도

자연을 멀리하려는 모순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번뇌도

깨달음이고 .

비워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채워지는 것도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가치 있는 것을 의미 없게 보는 것보다

의미 없는 것을 가치 있게 보는 것이

깨달음이자 인 것이다.

맑고 깨끗한 자연만 자연이 아니라

자연 속에 담겨진 모든 것이 자연이듯이

자연의 찌꺼기인

갯벌도 늪도

자연인 것이다.

분명 고요 속에서 느끼는 자연은

다르다.

동적인 움직임 속에서 느낄 수 없었던

자연의 참모습은

우리가 발견해 내야하는 과제이다.

하지만

새가슴처럼

좁게만 생각하지 말고

우주적인 시야로

크고 넓게 생각해보아라!

어차피 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아니겠는가?

자연 속에서 살면서

자연을 멀리한다면

그보다 더 원통한 일이 있겠는가 말이다.

이제부터

도시속의 문명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지 말자!

한 몸으로 어우러져있는

너와 내가 아닌가?

도시속의 문명이

다 어디서 나오겠는가?

모두다 자연 속에서 나오지 않는가?

사람의 손을 거쳤다는 이유로

자연 속에서 나온 부산물을

쓰레기 취급하듯이

한다면

그 자연은 어디로 갈 것인가?

똑같은 자연이면서

사생아란 이유로

버려진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우주와 내가 하나이고

자연과 하나라는 뜻은

별개 아니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어보면

모두가 하나인 것이다.

이제부터

따로 를 찾지 말자!

그냥 그 자리에 서있는 를 찾자!

자신이 서있는 곳이

깨달음의 장이자

고요의 극점인 것이다.

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일인가?

자신이 서있는 곳이

깨달음의 장이자

고요의 극점이라는 사실이

하지만

눈으로 확인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은

수행자들은 깨닫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내면으로 깨닫는

진정한 깨달음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시각적인 정보가 아닌

원초적 감각으로

빛의 소립자까지도 셀 수 있을 정도의

감성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발달한 것이

명상이고

호흡법이 아니겠는가?

한 호흡 한 호흡 속으로

빨려 들어갈 때마다

느끼는

원초적 감성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대하고

안팎으로 다가오는

느낌을 잡아내고 있는 것이다.

고기도 잡아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고

깨달음도 깨달아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원초적 느낌은

우리들의 꿈이자 이상인 것이다.

수행자들은 꿈꾼다.

안팎으로 느낄 수 있는

원초적 감각을 획득하기를

하늘에 떠있는 구름을 보아라!

흰 구름이 지나갈 수도 있고

먹구름이 지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보일 때도 있을 것이다.

하늘은 구름이 없어도

존재한다.

잠시

구름에 가려져있을 뿐이다.

구름위에서 쳐다보는

하늘은

구름이 없다.

그렇지만 하늘을 가리고 있는 구름을 없앨 수는 없다.

인생은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다.

어쩌면 고난과 시련 속에서 피어나는

인생이 더 멋지고 아름다운지도 모른다.

고난과 시련이 없다면

우리들의 삶은 척박해지고

삶의 의미를 상실해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마치 일률적으로 상품화되어버린 제품처럼

인간이라는 독특한 삶을 포기해버려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동안은

고난과 시련을 겪어야만 한다.

가난하든 부자든

그리고 깨달았던 깨닫지 못했던

그 누구도 피해갈 수가 없다.

하늘이 정해 논 규칙에 맞춰

살다가 가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살아가는 방식은 다 다를 수가 있다.

어떤 사람은

눈에 피멍이 들고

무릎이 깨지고

다리가 절뚝거려도

웃으며 괜찮다고 손을 흔드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떤 사람은

조그만 다쳐도

죽겠다고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을 초월한 듯

빙긋이 웃는 모습으로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고통의 깊이는

피부에 와 닿는 깊이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와 닿는 깊이로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몸이 아파도

마음이 아프지 않다고 하면 아프지 않은 것이고

몸이 아프지 않아도

마음이 아프다고 하면 아픈 것이다.

이제부터

도시를 자연이라 부르자!

자연을 도시라 부르자!

너와 나의 구분이 없듯이

자연과 도시가 하나인 것이다.

우리가 밟고 서있는 도시를

자연으로부터 떨어뜨리려할 때

우리들의 고통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 속에서 탄생한 우리들의 손을 거친

작품이기에

도시를 자연이라 부르자고 한 것이다.

사생아가 아닌

한 가족의 개념으로

개발되기 전의 도시도

자연이었듯이

우리들의 이름으로

자연이라 부르자!

이제부터

도시와 자연은 둘이 아니라

하나이다.

이미 하나인데

둘을 따로 쪼개어볼 필요가 있겠는가?

도시를 멀리하려는 수행자들의 착각을 잠재우자!

본래부터 하나인 도시를 멀리하고자한다면

깨달음의 세계는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속에 잠겨있는 물고기는

물의 소중함을 모르듯이

도시 속에 살고 있는

도시인들도

도시의 소중함을 모르고 있다.

수천 년 동안 희생으로 일구어온

도시가 아닌가?

그리고 필요에 의해 탄생된 도시가 아니던가!

몇몇 수행자들의 잘못된 설교로

도시를 멀리하려는 생각을 버리자!

도시를 멀리하라고 설파하던

종교마저도

도시위에서 생활하고 있지 않은가?

이 얼마나 모순되고 기막힌 현실인가?

도시는 별종이 아니라

인간생활에서 꼭 필요한 생활인 것이다.

삶을 포기하라고 하면

삶을 포기할 수 있겠는가?

허공에 떠도는 소리를 듣기보다는

냉정한 눈으로

현실을 바라보는

수행자가 되어야할 것이다.

자신의 일신이 편안하다고

모두다 자신과 같은 사람이 되라고 한다면

현실은 숨이 막혀 살 수 없을 것이다.

눈을 뜨면

치열한 현실이다.

보다 편리하게

보다 멋있게

보다 안락하게 살고자

새벽부터 일어나 새벽까지 일하고 있지 않은가?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하지 못해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지 않은가?

머지않아 지구가 멸망할 정도의 위협 속에서도

과학을 발전시키고 있지 않은가?

자연을 구박하고 천대한 대가는

인간이 져야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에

알면서도

자연을 파괴하고 환경을 파괴하고 있지 않은가?

현실은 그만큼

냉정하다는 사실이다.

살아있는 생물체의 주도권이 우선순위에 놓여져 있는 것이다.

살기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현실을 똑바로 보라는 것이다.

한가하게

과거로 돌아가려하지 말고

자연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보라는 것이다.

정신적인 세계도 중요하지만

육체가 거하고 있는 현실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몇몇 사람에게는

자연처럼

한가하게 지낼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정신적인 안위를 중요시하며

설교할 수 있는 시간도 주어져있다.

깨달음은 우리에게 분명

궁극적인 해답을 던져주고는 있지만

삶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자연이 도시가 되어 지듯이

인위적이든

자연적이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생명의 연장이다.

날로 각박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가에 대해

화두가 걸려있는 것이다.

승자의 위치에 서있어야만

역사가 이루어지기에

오늘도

치열한 하루를 위해

눈을 뜨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 더 치열한 화두가 있겠는가?

마음이 아닌

몸으로 깨닫고 있는 일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겠는가?

 

200816일 일요일

 

도시도 자연이다를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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