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큰 세상만 바라보며 살아라한다

청아당 2006. 6. 2. 18:35
 

큰 세상만 바라보며 살아라한다


“책을 읽을 때

명시거리가 점점 멀어져

책을 멀리해야만 보이는 현상이 노안이다.

명시거리란 책을 읽을 때 보통 30~40cm 떨어뜨려서 보는 거리를 말한다.

우리의 눈에는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있는데

수정체를 붙들고 있는 모양 근이라는 근육이 수정체를 두껍게 하거나 얇게 하여 굴절력을 조절한다.

즉 나이가 듦으로써 모양 근과 수정체의 노화로 조절력이 떨어져서 생기는 것을 말한다.”


책이나 종이에 적힌 작은 글씨를 보려면

자연스럽게 멀리 떨어뜨려서 보려고 한다

젊은 눈으로 확인해야 가능한

작은 글씨의 명함은 받아도 읽을 수가 없다

신체의 노화와 더불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

복잡하고 어려운 일보다는

단순하고 명쾌한 것을

더 좋아하게 된다

조금만 복잡하게 머리를 써야할 일이 생기면

거부반응부터 생긴다

그냥 단순하고 명쾌한 것이 좋다

세상은 여전히

복잡하고 미묘하게 돌아가지만

한번 쳐다보는 것으로

느낌이 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세월이 빨리 지나가는 것은

이렇게 보이지 않는 눈을 위해

그리고

무료함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촌각을 다투며 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작은 세상은 버리고

큰 세상만 바라보며 살아라한다


2006년 6월 2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