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해인삼매 – 빛으로 설법하다

청아당 2022. 2. 20. 15:27

해인삼매 빛으로 설법하다

 

천 개의 강에 천 개의 달이 떠 있다.

 

달은 하나인데 천 개의 달이 떠 있는 것이다.

 

강에서 흘러든 물이 바다에 모여 해인(海印)이 되었다.

 

석가모니가 화엄경(華嚴經)을 설할 때

선정(禪定)에 든 경지가 바로 해인삼매(海印三昧)이다.

 

우주는 처음부터 빛으로 출발하였다.

 

빛은 생명이요

길이요

진리이기에

빛은 온 우주를 덮고도 남음이 있었다.

 

욕계를 지나

색계를 지나

무색계에 이르면

우주의 모든 세계가 펼쳐진다.

 

갑사와 동학사를 좌우로 품고 있는

관음봉 안전쉼터에서 하룻밤을 보낼 때

을씨년스러운 날씨와 함께

칠흑 같은 어두운 밤을 뚫고 불어오던

북풍한설(北風寒雪)이 지금도 귓가에 선명하게 전해온다.

 

삶은 빛이자 어둠인 것이다.

 

2022215일 화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