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無)
無는 모든 것을 품을 줄 알아야 하고
無는 모든 것을 비울 줄 알아야 하고
無는 모든 것을 버릴 줄 알아야 하고
無는 모든 것을 가질 줄 알아야 하고
無는 모든 것을 처음과 끝으로 되돌릴 줄 알아야 한다.
無는 형체 없는 有요
有는 형체 있는 無다.
오고 감에 있어 有無의 다리를 건너지 않은 이가 없으며
파격의 미를 깨닫지 않은 이가 없다.
無는 찾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며
보는 것이며
잡는 것이며
버리는 것이다.
보고
잡고
느끼고
버려도
손끝에서 사라지지 않으며
눈앞에서 멈추지 않는다.
잡으면 사라지고
놓으면 다가오는
형체 없는 마음과 같으니
無를 형체로 잡으려거나
형체 없음으로 잡으려면
영원히 잡을 수가 없다.
無는 여백으로 남겨두는 것이며
有를 벗 삼아 바람으로 맞이하거나
자연과 우주라는 그물에 가둬둬야 한다.
2021년 2월 5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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