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처 없이 떠도는 나그네처럼
늘 지키고 서 있는
나무가 있다는 것은
언제든 찾아갈 수 있어 좋다.
생각 없이 살다가
뒤돌아볼 때
반가움이 앞서는 것은
만남이 있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죽는다는 것도 기적에 가깝다.
기적과 기적이 만나면
신비가 이루어지지만
신비는 또 다른 평범으로 위장하고 만다.
항상 그 자리에 서 있는 나무처럼
항상 그 자리를 지나가는 바람처럼
우리들의 삶도 그 자리를 지나가게 되어있다.
이 얼마나 경이로운 삶인가?
가야할 길을
정하고 가는 길처럼
바람이 되기도 하고
구름이 되기도 하고
그러다가
정처 없이 떠도는 나그네처럼
길 없는 길을 떠나기도 한다.
그 누가 뭐라 해도
가고 싶은 길을 가는 것이 사람 사는 일이듯이
오고감에 있어
안부만 물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2017년 12월 10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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