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아름다운 마무리(수정)

청아당 2017. 9. 30. 22:01

아름다운 마무리(수정)

 

모든 것을 놓고 떠나는 모습은 아름답다.

 

가야할 길이 정해져있는데

뒤로 가는 것은

삶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에

그렇고

가야할 길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앞으로 가는 것은

죽음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에

그렇다.

 

앞으로 가든

뒤로 가든

삶이 되었든

죽음이 되었든

마무리는 아름답게 해야 하기에 그렇다.

 

간다는 것은 아름답다.

온다는 것도 아름답다.

 

오고감에 있어

혹여 라도 소리가 나면 안 되기에

바람이 되어 오기도 하고

형체 없이 공허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 얼마나 정교한 예의인가?

 

소리가 난다는 것은

부질없다는 뜻이기에 그렇고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것은

홀가분하다는 뜻이기에 그렇다.

 

2017930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