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한해를 보내며 - 2015년 - 20151231

청아당 2015. 12. 31. 00:01

한해를 보내며 - 2015년

 

평상심을 유지해나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중용의 도를 취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해를 보내고 나면 후회가 되는 것은

가슴에서 맴돌다 하늘과 땅 그리고

우주로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간절한 마음으로

붙잡아도

놓아도

허전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처음 목표했던 것이 이루어지는 한해의 끝자락에서

바라볼 것이 무엇이며

뒤돌아볼 것이 무엇인가

 

갈 사람은 가고

올 사람은 오고

이러는 것이 하늘의 뜻이자 자연이 반기는 일이기에

모두 다 손을 놓은 채

또 다른 자화상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며

우주의 끝자락에서 바라볼 일이다

 

그래도

기적을 만들어 내거나 체험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기적이요

꿈과 희망이 이루어지는 일이다

 

우리들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는

꿈과 희망이라고 말하고 있듯이

비록

꿈과 희망이 물거품처럼 사라진다하여도

우리들의 발걸음은 멈출 줄 모른다는 사실이다

 

이 한목숨

우주의 끝에서 시작하여 원점으로 돌아가는 일이

이리도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더 이상

꿈도 희망도

꾸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의 나를 생각하기보다는

우주로 회귀하는 나를 생각하는 일이

오히려 더 쉬운 일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 때문에

나의 형상도 아닌 것이

나를 나라고 말하고 있는가

 

무엇 때문에

너의 형상도 아닌 것을

너의 형상이라고 말하고 있는가

 

우리들이 보고 듣고 말하고 느끼는 것들은

모두 다 허상이다

그 허상을 갖고 실상인양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참으로 한심하지 않은가

 

그 끝에 이르면

처음으로 되돌아가야할 일만 남아있는 것처럼

처음도

끝도 없는 우주의 공간에서

더 이상 파고들 빈틈이 없는 그곳에서

영원히 잠들고 싶은 것이 지금의 나이자 꿈과 희망이다

 

2015년 12월 31일 목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