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한다면 가야하겠지만
가야한다면 가야하겠지만
차마 떠날 수 없는 미련이 남아있습니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숱한 생이 지나갔지만
오가는 길의 험난함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동서양의 길이 서로 다르듯이
사후세계 또한 서로 다르기에
우리들의 몫은
늘
하늘의 뜻에 달려있습니다
그렇다고
침묵으로 일관할 수도 없고
고요로 모든 것을 던질 수도 없고
그저 우리들의 행보에
보이지 않는 손이 따라붙고 있다는 생각
그 하나만
가슴속에서 불덩이로 자라고 있을 뿐입니다
침묵과 고요
그리고 정적과 적멸의 세계에 들어가면
이 한 몸 던져
우주로 통하고
하늘 끝에서 땅 끝까지 가득 차 있을 뿐입니다
언제 우리들에게 가야할 길을 정해준 것도 아니어서
언제 우리들에게 와야 할 길을 정해준 것도 아니어서
먼저
오가는 길을 알아낸 후
그 길을 향해 달려가면 그뿐이기 때문입니다
2015년 12월 20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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