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층보다 더 질긴 생명줄
죽기를 각오한 삶일지라도
함부로 끊을 수 없는 것이 생명줄입니다
죽음은
마지막 삶의 공간이자 터널이지만
더는 빠져나갈 수 없는 것은
하늘이 내려준 생명줄이기 때문입니다
고통 속에서 죽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턱밑으로 차오르는 숨을 없애기 위해
코에다
산소 호흡기를 부착한 채
하루에 3회 기관지확장치료를 추가로 받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조차
줄다리기를 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생명줄이 얼마나 질긴지
주변의 사례를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뇨병으로 고생한 환자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당뇨병으로 입원한 후 오른쪽 발목을 잘라냈지만
여전히 호전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자
대학병원으로 이송한 후
정밀검사를 받아본 결과 의료사고로 판정이 났습니다
다시 말하면
왼쪽 발목을 잘라내야 했었는데 반대쪽을 잘라낸 것입니다
할 수 없이
왼쪽 무릎아래부위를 잘라냈습니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심장판막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감행했고
뇌출혈로 인해 수술을 감행했으며
간경화까지 진행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집으로
집에서 병원으로
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치료를 받아가며 요양을 취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참으로 기구한 운명으로 태어난 사람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생명줄이 이리도 질기고 질길 줄은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당사자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지경입니다
우주선이 대기층을 뚫고 지나가는 것보다
더 질긴 것이 생명줄인 것 같습니다
2015년 12월 10일 목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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