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삶의 노래가 끝나기 전에

청아당 2015. 12. 15. 19:25

삶의 노래가 끝나기 전에

 

칼끝에서 뛰노는

우리들의 삶을 보고 있는가

 

어둠과 빛의 터널을 통과한 후

우주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우리들의 삶을 보고 있는가

 

태초 이전의 세계를 박차고 나온 후

또다시

태초 이전의 세계로 달려가고 있는

우리들의 삶을 보고 있는가

 

보였다가 사라지는 꿈처럼

과거를 잊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처럼

우리들의 삶을 보고 있는가

 

달려간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지만

피맺힌 한보다 더 무서운

우리들의 삶을 보고 있는가

 

깨어났다가 다시 잠들더라도

삶의 노래가 끝나기 전에

우리들의 삶을 보고 있는가

 

처음과 끝에 서서

발목을 부여잡고 애원하는

우리들의 삶을 보고 있는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세계를

하나로 묶고자 몸부림치고 있는

우리들의 삶을 보고 있는가

 

어쩌면

영원히 해결되지 않는 화두이자 실상인

하나의 세계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우리들의 삶을 보고 있는가

 

꿈보다 더 긴 것이 현실이라고 했던가

눈을 빤히 뜨고도 당하는 하루하루가

이 땅위에서 벌어지고 있기에

손에 들고 온 모든 것을

내려놓아도

바람 한 점 흔들 수 없는

우리들의 삶을 보고 있는가

 

우주보다 더 넓은 마음으로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우리들의 삶을 보고 있는가

 

2015년 11월 25일 수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