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듣고 있는가

청아당 2015. 11. 22. 23:58

듣고 있는가

 

죽고 싶다고 죽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살고 싶다고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죽고 싶을 때 죽을 수 없는 것이 하늘의 뜻이고

살고 싶을 때 살 수 없는 것이 하늘의 뜻이다

 

만약에

하늘이 허락한다면

생명체의 질서가 무너지는 동시에

생명체에 대혼란이 일어날 수 있기에

순리대로 사는 것

이보다 더 좋을 순 없기 때문이다

 

가끔씩은 순리보다는

역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래도

역리보다는 순리에 순응하는 사람들이 더 많기에

생명체의 질서가 무너지지 않고

억겁의 세월을 지탱해오고 있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명이 죽어나가는 실정이지만

그래도

죽음보다는

살고자하는 욕망이 더 크기에

생로병사를 겪어가며

행복과 불행의 순서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살고 싶은 이유는

단 하나

저승보다는

이승이 더 좋기에 살고 싶은 것이고

 

죽고 싶은 이유는

단 하나

이승보다는

저승이 더 좋기에 죽고 싶은 것이다

 

그렇지만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은

죽음의 세계가 궁금해서 달려가고 싶은 심정이거나

타의에 의해 원치 않은 죽음을 맞이하거나

그밖에 예기치 않은 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보아라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춤을 추듯 노래하며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화려한 장막을 펼쳐놓고 살아가는 상류층의 삶을

 

이 얼마나 극악무도한 삶인가

 

그래도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살아가야한다면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순리이다

 

보고 있는가

우리들의 삶을

우리들의 죽음을

 

듣고 있는가

우리들의 죽음을

우리들의 삶을

 

언제 어느 때

생사의 갈림길에서

죽음을 선택할지

삶을 선택할지 모르는 일이지만

우리들의 발걸음은 더욱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것이 비록 꿈일지언정

그것이 비록 현실일지언정

우리들의 선택보다는

하늘의 뜻에 의해 선택되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몸부림보다는

하늘의 뜻이 먼저이기에

가야한다면 가고

멈춰야한다면 멈춰야하기 때문이다

 

듣고 있는가

우리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도 하지만

하늘의 뜻보다 더 깊은 것은 없기에

숨소리조차 죽여 가며 귀를 기울이고 있음을

 

2015년 11월 22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