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새해를 맞이하며-멈춤과 달림의 갈림길에서

청아당 2013. 1. 1. 20:38

새해를 맞이하며-멈춤과 달림의 갈림길에서

 

아름다움 뒤에는 고통의 깊이로 서있는 경우가 많다.

얼마나 달려야 고통이 끝날지 모르지만

얼마나 멈춰야 고통이 끝날지 모르지만

손에 쥐어본 사람들은

모든 걸 내려놓고 싶어 한다.

그 끝에는 헛된 허상이 자리하고 있기에

집착을 불러들이고

욕망을 불러들이며

한길로 나있는 길을 향해 무작정 달리고 싶어 한다.

그렇다.

처음과 마지막이라는 단어 속에는

한 번에 풀 수 없는 족쇄가 있고

내면으로 들어갈수록 더욱 혼란스러워지기에

눈을 감고

귀를 닫고

멈춤이라는 황홀한 경지에 빠져들기도 한다.

멈춘다는 것은

그 모든 것을 던져놓고

생동하는 삶을 불러들여

뒤돌아보고자하는 데서 출발하고 있듯이

바로 이곳에서

나아가고 멈출 줄 아는 지혜를 얻기 위해

달리는 와중에도 브레이크를 밟게 된다.

숨 막히는 삶속에서 밟을 때도 있고

정적에 갇혀 밟을 때도 있다.

그렇다.

산다는 것은 움직임이 있어야한다.

죽는다는 것은 멈춤이 있어야한다.

이 둘은 하나로 합치기도 하지만

둘로 나눠지기도 한다.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더 어려운 삶이지만

죽음보다 더한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들의 현실이기도하다.

보라!

무엇 때문에 사는가? 를 묻고 있는 하늘의 질문에

보라!

무엇 때문에 죽는가? 를 묻고 있는 땅의 질문에

흔쾌히 대답하고 있는 사람들의 반응은

딱 한가지이다.

살아있으니까, 살아가고

죽을만하니까, 죽어간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

뒤돌아보면 짧은 인생이지만

앞을 향해 달릴 때는 결코 짧은 인생이 아닌 것이다.

늘 그곳에서 영원히 멈춰버릴 것 같은 고통도

뒤돌아보면 한낱 허상에 지나지 않듯이

중요한 것은 앞으로 달릴 수 있는 추진력이다.

꿈이 있어야하고

희망이 있어야하고

목표가 있어야하고

누구를 위해 살아가야하는지를 알 수 있어야한다.

자신을 위한 삶인지

남을 위한 삶인지

그렇지 않고 이 둘을 위한 삶인지를 알아야만

안개에 갇힌 길이 보이고

앞으로 생겨날

또 다른 길을 향해 달려갈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

길은 길을 만들어가며

길에서 길을 묻게 만들지만

또 다른 발걸음은 땅을 밟으며

끝없이 이어진 길을 따라 걷게 된다.

비록 그 길이 삶을 위한 길이 아니라

죽음을 향한 길일지라도

길은 꿈을 불러들이고

길은 희망을 불러들이고

길은 목표를 불러들이기에

길을 향해 혼신의 힘을 다하며 달려가고자 하는 것이다.

비록 길 없는 길일지라도

달리다보면

또 다른 길이 생겨날 수 있기에

삶의 풍요를 계획하며

앞만 보며 달려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바로 이것이 우리들이 살아가야할 길이고

우리들이 선택하며 건너 가야할

마지막 강이자 우주의 통로인 것이다.

 

2013년 1월 1일 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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