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조당(崇祖堂)
조상을 높이 우러르며 소중하게 모시는 집
“崇祖堂”
“金海金氏鐘聲家族合同祭壇”
30기를 모실 수 있는 가족묘이자
2006년 윤 7월에 조성된 봉안당이다.
그동안 두 곳 선산에 모셔져있던 분묘를 이장하여
또 다른 선산인 숭조당에 안치하여 한곳으로 모시게 되었다.
석양이 물들어가는 영광I/C에서 1Km 반경에 위치한 崇祖堂
숭조당 안엔 외증조할아버지와 외증조할머니를 비롯하여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모셔져있고
그밖에 외삼촌 2분과 조상님들이 함께 봉안되어져 있다.
특히 외할머님의 보살핌을 받고 자란 외손자들의 인사가
너무 늦었다.
생전 살아계셨을 때
외할머님께서 당신이 죽으면 비석을 세워줄 것이냐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부질없는 세월만 허리를 짓누르고 있다.
그러고 보니
마음은 있는데 몸이 가지를 못한 세월이 40여년이나 되었다.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곳이 있을 수 있고
가기 싫어도 가야만하는 곳이 있을 수가 있다.
이 얼마나 비통하고 참담한 상황인가?
세월은 주름처럼 축소되어지거나 확대되어져
어렸을 때 보았던 키 높이가
새삼 새로운 광경으로 떠오르기도 하고
키 높이에 의해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도 깨우쳐주고 있다.
어른이 되어 바라보는 세상은 작게 보이는데
어렸을 때 바라보는 세상은 왜 그리 크게 보여 졌는지
적어도 2~3배의 거리감각으로 살았다는 사실은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황당한 일이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느끼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같은 눈으로 바라보는 형상과 사물이
보는 사람마다 다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은
새로운 모순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형성된 모든 것은 소멸되어져간다.”는 불가의 팔만대장경
팔만대장경을 줄이고 또 줄여
그 남은 마지막 한자가
바로 마음 “心”으로 통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모든 것은
전체에서 하나를 향해 모여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마음은 그 모든 것을 대표하며
바람에 흔들리기도 하고
生과 死 속에서
삶을 즐기거나 죽음을 즐기기도 하면서
블랙홀에 갇힌 후 새로운 통로로 빠져나오기도 한다.
한번 갇히면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떠한 형태로든 통로는 항상 열려있다는 것이
하늘의 뜻이자
우주를 움직이고 있는 절대 권력자의 뜻이기도 하다.
그런 것 같다.
바닥으로 떨어져 더 이상 떨어질 수 없을 때
새로운 돌파구나 깊숙이 감춰놓은 통로가 나오는 것을 보면
하늘은 이름 없는 풀에게조차
먹을 것을 풀어 생명을 보장하고 있고
손에 닿지 않는 그 무엇이
우리들의 인생을 주관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가 있다.
아침 9시에 출발하여 1시 30분경에 도착하였다.
참으로 40여년 만에
가족과 함께 봉안당에 안치된 외할머님의 묘역에 참배하였다.
주변엔 인삼밭과 태양전지가 밤낮을 밝히고 있고
저 멀리 서해안 고속국도가 한눈에 보이는 가운데
소나무 사이로 석양이 빛을 뿌리고 있다.
1시 30분경에 도착하여 오후 6시 30분경에
통화를 나눠가며 힘겹게 찾아낸 숭조당이다.
너무나 오래 찾아뵙지 못한 죄과를 치르고 나서야
만나 뵐 수 있다는 것은
인과응보의 뜻을
가슴 깊이 새기라는 뜻이리라!
그리고 그 와중에도 뿌리를 잊지 않게
하늘은 개개인의 의식을 끊임없이 일깨워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추억보다 아름답게
기억보다 선명하게
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은
기나긴 시간보다 하루가
더 소중하고 값진 시간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무엇 때문에 사는 것이 아니라
만나야할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기다려온 것처럼
세월이 등을 떠밀며
의미 있는 하루를 내어줄 때 손사래를 치지 말고
엄숙하게 받아들이며 살아가야한다.
언제 또 다시 이러한 황금 같은 시간을 가질 수 있겠는가?
기회가 있을 때 기회를 맞이할 줄 알아야하듯이
허리를 굽혀가며
과거에 친숙하게 지냈던 사람들을 기억해내는 일
그것도 무덤 앞에서 죽어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이야기를 꽃피었던 시간들을 되살려내는 일은
그만큼 중요하고 아름다운 일이기에
두고두고 가슴에 새겨두어야 할 일이다.
2012년 5월 25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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