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살아가게 하는 힘(누락)

청아당 2011. 2. 13. 20:58

살아가게 하는 힘(누락)

 

하루가 지나면 새로운 상품을 찾기 위해

두 눈을 크게 뜬다.

뒤돌아보면 남는 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눈뜨고 일어나면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일에 열중하도록 살아가게 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신상품을 내세워

쇼핑에 열중하도록 살아가게 할 수도 있고

관계 속에서 혼란과 정체를 일으키며

새로운 대치 속에서 살아가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끝이 단순하기에

흔들리는 마음이 생겨날 수 있지만

어차피 바람처럼 흔들리며 살아가야하기에

삶의 무게를

더욱 짓누르는 고통 속에서 살아가게 할 수도 있다.

영원히 서있을 것 같은 산속의 나무들도

사계절을 겪고 나면

앙상해져가는 산의 울음소리를 듣게 된다.

변화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산이지만

바다가 부르고

바람이 부르고

우주가 부르면 제일먼저 달려가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변화는 삶의 원동력이자

삶의 힘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내일을 위해 준비해온 작품들을 만나는 일과 같다.

그것이 상품이든 책이든

우리가 원해왔던 미래의 상이라면

두말 않고 구매의욕을 높인다.

우리들의 삶은

먹기 위해서 살아야하고

자기위해서 살아야하고

일어나기위해서 살아가야하듯이

수없이 해온 일들이지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

어김없이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어지고 있다.

그것이

장엄한 바다의 일출에서 시작되었든

엄숙한 산의 일출에서 시작되었든

우리들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우주의 힘도 아니고

지구의 힘도 아니고

인간의 힘도 아닌

보이지 않는 손으로

등을 떠밀고 있는 힘에 의해

살아가고 있다.

무엇이 그토록 우리들을 괴롭히고 있는지

종교적인 힘의 논리로 맞서거나

철학적인 힘의 논리로 맞서거나

과학적인 힘의 논리로 맞서거나

우리들에게 주어진 것은 그냥 단순하다는 것이다.

죽는 날까지

고민하며 살아가야하고

원초적인 질문을 던져가며 살아가야한다.

누가

왜 사느냐고 묻는 이가 있다면

죽음을 맛보지 못하면

하루가 당당하지 못하다고 말해주며

남들이 살아가고 있고

내가 살아가고 있고

또 다른 내가 살아가야할 길이기에

멈출 수 없는 바람처럼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면 된다.

그리고 우리들의 해답은

처음에도 없었고

마지막에도 없다.

그냥 큰소리를 내며 살아가는 사람이나

그냥 작은 소리를 내며 살아가는 사람이나

그 끝은 항상

우리들의 의지와는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결론만

가슴에 묻어두며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깨달음보다 더 큰 우주적인 가슴으로

하루를 지내다보면

삶의 근원이 밝혀지고

죽음의 끝이 보일 뿐이다.

 

2011213일 일요일

 

살아가게 하는 힘을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