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부는 바람(누락)
에너지가 움직이고 있는 것은
생명체가 살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없이 엎어지며 달려온 삶
자연이 있고
우주가 있고
영혼이 있어 행복한 것처럼
아침저녁으로 안부를 묻는 에너지가 있어
더욱 즐겁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태양을 향해 서있을 수 있는 것도
산에서
강에서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가능하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
고목처럼 서있을 수 있었던 것도
삶의 뿌리가
땅속 깊이 묻혀있었기에 가능하다.
쉽게 알아볼 수 없는
쉽게 잡을 수 없는
우주의 깊이로 서있는 바람이 있어 즐거운 것처럼
우리가 달릴 수 있는 영역은 숙명처럼 정해져있다.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달려봐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숲 속에 서있는 바위위에 가부좌를 튼 채
눈을 감는 순간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우주의 바람과 자연의 바람이다.
필요할 때마다
있는 그대로 불어오는 바람이기에
다른 길로 달리고 싶어도
달릴 수가 없다.
침묵으로
고요로
적막으로 가득한 생명은
세상을 향해 부는 바람이자
영혼을 달래주는 바람이기도하다.
눈을 뜬 순간
숲 속에서 세상 밖으로 달려 나가는 바람은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아름다움을 노래하기 위해 달려 나가는 바람이기도하다.
높이 올라갈수록
낮게 내려갈수록
거대한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만큼
한걸음씩 움직이며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고요에 묻혀있는 태풍이 아니라
쾌감온도로 부는 바람이다.
진솔한 소리가 있어 행복한 것처럼
진정한 바람이 있어 행복한 것처럼
모든 것을 감싸 줄줄 아는 우주가 있어 행복하다.
눈에 보이는 대로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삶의 뿌리는
죽어서조차 숲 속에서 빙빙 도는 바람으로
우리 곁을 수호신처럼 지켜주고 있다.
인위적인 바람이 아니라
스스로 부는 바람으로
하늘이 우리에게 내려준
가장 신성한 선물이자 자식과도 같은 어버이의 마음으로
우리 곁을 계속해서 돌고 있다.
만약에 있는 그대로 부는 바람이 없었다면
기억되는 역사에서 영원히 멀어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2010년 6월 24일 목요일
있는 그대로 부는 바람을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詩
'『오늘 올린 詩』 > 『오늘 올린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리를 찾아 떠나는 바람(누락) (0) | 2010.06.27 |
---|---|
아름다운 바람(누락) (0) | 2010.06.25 |
홀로 선 사람들의 아집(누락) (0) | 2010.06.23 |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바람(누락) (0) | 2010.06.19 |
기도하는 바람(누락) (0) | 2010.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