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삶과 죽음

청아당 2009. 5. 24. 21:26

삶과 죽음

 

우리가 보아야할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느껴야할 것은 무엇인가?

어제처럼

오늘도 그렇게 살면 되고

내일도

어제처럼 그렇게 살면 된다.

무엇 때문에

우리를 슬프게 하는가?

아무것도 아닌 것을

마음한번 뒤집어보면

평범한 것을

원점에서 출발하여

되돌아오는 시간은

극히 짧을 수밖에 없는데

먼 길을 돌리고

다시 돌아오면

더 먼 길을 향해 돌아오라고

재촉하는 사람들

한계라는 것은

그 끝이 정해져 있지 않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

먼 길을 되돌아오라고 한다면

그 누가 버틸 수 있을까?

처음부터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그 끝이 어딘가를

그 한계가 어딘가를

초침으로 재고 있는 한

맨 정신으로 살아가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평범하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을

산으로

바위로

몰아가는 사람들

한사람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혹독한 시련이었다.

살아있는 한

수없이 회자되도록 해놓는다면

버틸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는가?

그래 차라리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바람처럼 훌훌 털어버리고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곳에는

카메라가 없고

TV가 없고

정보를 알려줄 사람도 없으니까

바람처럼

홀가분하게 쉬고 싶을 때

쉬면되니까.

혹시라도 죽어서조차

카메라가 따라붙고

TV가 작동되어진다면

그리고 정보를 알려준다면

그곳마저 편히 쉴 자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훨씬 편안한 날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홀가분하게 산다는 것은

그만큼 혹독한 시련을 겪고 난 후에야 가능하기에

지금쯤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홀로

우주를 향해 여행이나 하면서

그동안 살아생전 즐거웠다고

그동안 관심을 가져주어서 고맙다고

살아있는 사람들을 향해 등을 두드려주며

편히 쉬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왜 그렇게 못살게 굴었는지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제는

더 만들어낼 이야깃거리도 없어져

그저 소리 없이 미소만 짓고 있으면 되니까

푸른 산에 왜? 사느냐고 물어온다면

빙긋이 웃고서 대답 안 하면 되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홀가분하여

세상의 소리에 귀를 기우리지 않아 가장 편할 것이다.

 

2009524일 일요일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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