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순리(누락)

청아당 2009. 3. 30. 18:04

순리(누락)

 

동해바다로 달려가면

제일 먼저 달려오는 것이

바다냄새이다.

형형색색의 무지갯빛으로 달려오는

파도!

그 뒤에는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아무렇게나

제 뜻대로 뒤섞여 달려오는 파도 같지만

순서가 있고

예의가 있고

나아가고 물러서는 지혜까지 갖추며

달려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얼마나 오묘하고

신기한가.

자연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존재이다.

평범을 뒤집어보면

신비의 무덤이듯이

자연을 뒤집어보면

그 끝을 알 수 없다.

그저 입만 벌리고 서있을 뿐

다물 수가 없다.

바다를 가슴에 담아올 수는 없어도

파도를 바라보고 있으면

여행의 느낌을 알 수 있다.

그것도 찬바람이 부는

동해바닷바람을 맞으며 서 있다 보면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산과 들보다

가장 먼저 가슴으로 파고드는

그리고

여행의 시작과 끝은 동해바다라는 것을

아니 파도라는 것을

 

2009328일 토요일

 

38선 휴게소에서 찬바람에 서있는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