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달려도
살얼음을 밟으며
끝없이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면
못생긴 소나무가 산을 지키듯
곡선의 미를 자랑하며
병풍처럼 서있는 소나무들을 생각해 보아라!
그리고 빈틈없는
바람사이에서
바람을 밀치고
바위에 우뚝 서 보아라!
또다시
인천대교가 한눈에 보이는
청량산 정상에서
서해바다를 바라보아라!
바람은 언제고 분다.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바람이든
가슴을 차갑게 하는 바람이든
발끝에서 맴도는 바람은
손끝에서도 맴도는 법이다.
손으로 잡을 수 없는 바람이라면
온몸으로도 잡을 수 없는 것이 바람이다.
손가락사이로 빠져나가고 싶다면
그냥 빠져나가도록 놓아두자!
굳이 잡으려 하지 말고
그렇다고 방치해두지도 말고
자연이 자연스럽게 살듯이
바람이 달릴 길을 터주며
길목에 서서
바람을 날려 보내자!
바람은 언제고 다시 찾아올 것이다.
옛 향수를 그리워하듯이
하늘을 향해 높이 오른 만큼
땅으로 내려와
낮은 자세로
과거에 불었던 것처럼 세차게 불 것이다.
2009년 1월 20일 화요일
서울 남태령을 다녀와서...
청아당 엄 상 호 詩